영어 학습은 장기전이며, 꾸준함과 단계별로 적절한 방법이 중요하다. 특히 언어 가소성이 유연한 초등 시절에는 주의할 점들이 많다.

■흥미유지=흥미는 전 연령과 전 학습에 걸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초등학생 때에는 실생활과 자신이 언어로 연결되는 학습, 언어의 장점을 살린 소통 중심의 실제적인(authentic) 학습을 해야 한다. 중·고교에서는 치열하게 공부해야 하는 입시과목으로 수험영어를 접하게 되고, 어른이 돼서는 각자의 목적에 맞는 영어로 귀결된다. 초등학생 시기만의 다채롭고 흥미로운 언어 경험인 스토리텔링, 영어독서, 영어연극 등의 활동과 실용을 중심으로 풍부한 언어적 자산을 쌓아야 한다. 결과만을 강조하는 학습, 학생의 수준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화된 주입식 수업은 지양돼야 한다. 흥미를 꺾어 버리는 학원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통합영어=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4가지 언어 영역, 스킬이 통합되는 학습을 해야 한다. 실생활 맥락을 바탕으로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중·고교에선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고 시험 중심의 영어를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상상력, 자신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수업을 포함해서 모든 영역을 골고루 발전시켜야 한다. 종종 초등 때 이런 통합영어를 해도 중·고교 시험에서는 소용이 없다고 한탄하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밑거름이 있어야 크고 화려한 꽃이 핀다.

■레벨 욕심=초등학교 시기는 언어의 성장속도가 삐르고 폭이 넓어 학습 보람도 크다. 이때 레벨 달성을 위해 인지에 맞지 않는 대학원서나 토플 등의 독해를 강요하기도 하는데, 이는 아이가 엄마 옷을 입는 것과 같다. 가령 “(영어로) 시간에 대한 의식을 현재·과거·미래로 분리하는 것은 허구이며, 자기 지시적인 틀이지만 일반적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의식을 구조화하는 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등의 문장은 의미가 없고 추상적일 수 있다. 초등 상위 레벨에서는 콘텐츠의 적절성과 어휘 구문의 수준, 전달 방식의 적절성 등이 고려되면서 자료가 제공돼야 한다.

■과한 학습=초등학생들은 아직 자신의 학습능력과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고, 부모님과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려 하기 때문에 장시간의 학습과 과대한 학습량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학원에서는 경쟁적으로 과장된 광고나 홍보를 하면서 숙제량을 많이 내주고 무조건 늦게 끝내기도 한다. 아직 본격적인 학습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어린 나이에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면서 잠을 줄이고, 과도한 문제 풀이와 필기로 팔목과 손이 아프고, 탈모와 만성 장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초등 고학년=초등 시절의 해외연수나 영어캠프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마인드와 습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흥미 중심의 초등 시절에서 자연스럽게 목표의식, 실행력, 규칙적인 학습습관, 필기 정리, 오답 관리, 암기 요령 등 중·고교 학습을 위한 심신과 인지 능력을 준비하는 시기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잘한다’는 있을 수 없다.

■아미쌤은 누구?

본명은 민아미다. 20년차 영어강사로 현재 대치동에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영어교육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한국강사신문 칼럼니스트 겸 기자로도 활동한 그는 ‘적중! 영어독해중등3 꿈틀’ ‘적중! 영어독해중등1 꿈틀’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실전편RHK’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유형편RHK’ 등을 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