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은 19일, 추석을 앞두고 최고급 와인과 위스키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강화하며 국내에 단 1병이 들어온 와인 ‘본 로마네 크로 파랑투 88’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또한 위스키 ‘보모어 50년’을 1병 한정으로 내놓고 ‘베리 올드 세인트 닉 버번 위스키’와 고량주 ‘귀주 마오타이’도 단독으로 선보였다. 보모어 50년의 경우 1병의 가격은 1억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롯데백화점은 더 나아가 빈티지 와인 18병으로 구성한 ‘샤토 페트뤼스 버티컬 세트’를 3억2900만원에 내놨다. 이어 명품 암소 선물 세트(8.8㎏)를 300만원, 400ｇ 내외의 큰 참조기만으로 구성한 명품 굴비 세트는 400만원에 판매한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추석을 열흘 가량 앞두고도 10개 들이 한 박스가 4만5000원에 달하는 물티슈가 이미 품절이 될만큼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선물 세트 판매에 나섰지만, 이어지는 고물가와 경기 불황으로 추석 선물 소비는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롯데멤버스는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추석 선물 구매 계획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물가 상승이 이번 명절 선물 금액(68.5%), 품목(54.0%), 개수(50.4%), 대상(44.0%) 등에 두루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추석 설문 결과와 비교해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난 품목은 상품권으로, 롯데 유통채널에서 상품권으로 결제한 금액은 2020년 대비 2022년 1.4배 가량 늘어 해가 갈수록 상품권 거래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계는 이에 대해 형식적인 선물보다는 가격이 정해져있는 상품권을 선물, 받는 이들이 꼭 필요한 상품을 실속있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절 선물세트의 경우, 실속보다는 ‘보여주기’식 선물이 주를 이뤄왔던 이전과 달리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올 해는 ‘가치’와 ‘실속’으로 소비자들이 나눠지며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올 해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의 완화 등이 영향을 끼치며 고가의 한우 선물 세트는 물론 비교적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상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는 소비자 접점이 많은 대형마트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소비 양극화에 따라 사전 예약 때부터 5만원 미만의 가성비 상품의 물량을 지난해와 비교해 20% 늘리는 한편 2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상품 역시 2배 가량 늘려 전체 추석 선물 세트의 10%까지 높였다.

홈플러스도 충주 세척 사과 세트, 당도 선별 배 세트 등 5만원 이하의 가성비 상품 외에도 김영란법 완화에 따른 판매가 30만원의 다양한 축산 상품을 함께 내놨다.

이마트는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누적 매출이 지난해 추석 연휴와 비교해 11.2%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설 연휴를 포함해 역대 명절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액 중 가장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