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투약 혐의를 받고 수사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에 대해 또다시 경찰이 물증확보에 실패했다. 벌써부터 경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한다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5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를 받는 이선균의 다리 부분 체모를 정밀검사한 결과 “(체모) 중량 미달로 (마약류)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소환 당시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모발 등을 채취해 진행한 국과수의 정밀감정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이선균은 이번 감정불능 판단에 따라 마약 투약에 대한 혐의 가능성이 내려갔다.

경찰은 이에 대해 조만간 이선균을 다시 소환해 다리 부분 체모를 다시 채취해 추가 감정을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마약 투약 관련 검사에 처음이 아닌 경찰이 한 번 채취할 때 중량을 맞추지 못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까워 이선균의 혐의점에 대한 의문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15일 인천경찰청 마약수사계가 지난달 이선균의 서울 강남구 자택을 압수 수색을 하고자 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된 사실도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선균의 수사에 대해 경찰이 명확한 증거 없이 무리한 수사를 강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앞서 같은 혐의로 같은 곳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그룹 빅뱅 출신의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역시 지난 6일 소환 조사 당시 실시한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이번 건 수사에 대한 전반적인 증거 확보 능력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지난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약범죄 수사는 국과수 감정 결과뿐 아니라 관련자 진술과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해 혐의 유무를 판단한다”며 “(수사가 죽이 될지 밥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에 앉히기도 전에 (세간에) 알려진 것”이라며 증거 수집과 관련된 논란의 화살을 내사나 입건사실을 보도한 외부에 돌리는 듯한 발언도 했다. 게다가 지드래곤에 있어서 공세에 실패한 경찰이 지드래곤의 ‘제모’ 사실 등 개인적인 부분까지 외부에 흘리며 지드래곤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부각하는 등 국면 전환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물론 비연예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이선균이나 지드래곤의 경우는 마약 투약과 관련한 혐의로 내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경력에 지울 수 없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유명인이라 수사에 있어 기밀누설과 증거확보에 더욱 공을 들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선균은 관련 혐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지드래곤의 경우에는 언론과 인터뷰도 하는 등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여러 시도에 나서는 중이다.

결국 현재로서는 이선균을 협박해 3억원을 갈취했다는 유흥업소 여실장의 주장이 유일한 정황증거로 남아있다. 물적증거 없이 이 증언만으로 수사가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이 사건과 경찰의 수사를 바라보는 대중의 집중력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