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최대의 대목으로 불리우던 11월 할인 시즌을 지나 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풀리지 않으면서 내수 경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실제로 비제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 BSI의 경우 23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서 한국은행이 지난 29일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전산업 업황 BSI 역시 70을 기록, 전달과 동일했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과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이 넘지 않을 경우 부정적인 응답이 긍정적인 응답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특히 유통업계가 포함된 비제조업의 경우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69로 나타났다.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0년 12월(68) 이후 23개월만의 최저치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 길게는 2025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날 대한상공회의소는 제조, 유통, 물류, 금융 등 업계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2024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서울울 등 6대 광역시 유통기업 250개사를 대상 ‘2023년 유통업계 10대 이슈’와 ‘2024년 소비시장 전망 조사’도 진행됐는데, 이들은 내년 소매시장이 올해 대비 1.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응답자 중 56.8%의 사람들은 내년 유통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상무는“올해 경기둔화로 외형성장을 못한 대형마트는 내년에도 인구구조 변화와 유통환경의 구조적 변화로 유의미한 업황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부양책 역시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향후 긴축 기조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6개월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 기조를 가져가겠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지금 상황에서는 섣불리 경기를 부양하다 보면 부동산 가격만 올릴 수 있고 중장기 문제가 더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