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2일 전체 회의를 열고 야권 추천인 김유진·옥시찬 위원에 대한 해촉 건의안을 의결했다.

김 위원 해촉 건의 배경으로는 ‘비밀유지의무 위반’이 명시됐는데, 여권은 지난 3일 야권이 소집한 전체 회의가 취소된 후 취재진에 안건 제의 배경을 공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옥 위원 해촉 건의 배경은 ‘폭력행위’와 ‘욕설모욕’으로, 지난 9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류 위원장에게 욕설과 함께 서류를 집어던진 일이 지적됐다.

야권 추천 위원들은 류희림 위원장의 가족·지인 민원 관련 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여권과 갈등을 빚어왔다.

류 위원장을 비롯한 여권 추천 위원 4명은 김 위원과 옥 위원을 가리켜 “업무 수행 자격과 공신력을 상실했다”며 “공정, 중립, 객관을 핵심으로 하는 독립적인 방심위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고 쥬장했다.

방심위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이들 위원의 해촉 건의 공문을 제출했다. 방통위와 인사혁신처를 거쳐 대통령실로 공문이 전달되면 대통령이 두 위원 해촉 여부를 결정한다.

재가 시 방심위는 일시적으로 여야 4대 1 구도가 되는데 김유진·옥시찬 위원의 공석이 여권 인사로 채워지면 6대 1이 될 전망이다. 현재는 정원 총 9명 중 7명만 있으며 여야 4대 3 구도라 이날 해촉 건의안 의결도 여권 주도로 이뤄졌다.

야권 위원들은 이날 해촉 결정이 류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을 덮기 위한 조치라며 반발했다. 김유진 위원은 성명을 내고 “제가 해촉되는 진짜 이유는 류희림 체제 방심위에서 벌어지는 언론 통제에 맞섰고, 이른바 ‘청부민원’ 의혹의 진상 규명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옥시찬 위원은 이날 방심위 노조 기자회견에 동석해 “정연주 위원장 해촉 때부터 자기들의 큰 죄는 덮어주고 야권 위원들의 작은 죄는 키워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온 것”이라며 여권을 비판했다.

방심위 노조는 이날 사무처 직원 149명 명의로 권익위원회에 류 위원장을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류 위원장이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에 관한 민원인들이 가족 등 사적 이해 관계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심의에 참여해 징계 의결 과정에 참여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최근 위원들 직무 수행 능력 평가 설문을 진행한 결과 96.8%(미흡 20.6%, 매우 미흡 76.2%)가 류 위원장에 대해 부정 평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다음 주부터 사퇴 촉구 1인 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방심위는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당시 불거진 MBC 자막 논란과 관련해 이날 법원이 정정보도를 하라고 판결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보류돼 있던 관련 안건들에 대해 이르면 다음 주 심의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