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가 ‘로기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넷플릭스 ‘로기완’ 제작보고회가 27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진행됐다. 이날 보고회에는 송중기, 최성은과 김희진 감독이 참석했다.

다음 달 1일 공개되는 ‘로기완’은 벨기에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로기완(송중기)와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마리(최성은)가 만나 서로를 바라보고 보듬는 따뜻한 위로를 그린다.

단편 영화에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 높은 평가를 받았던 김희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로기완’에도 타국에서 난민 지위를 받기 위해 애쓰는 탈북민을 향한 이해와 위로의 시선을 담았다. 이 가운데 탈북자 역에 송중기가 나서 연기 변신을 예고하며 더욱 시선을 모은다.

그는 “대본을 처음 본 것은 7년여 전이다. 너무 신선했다. 먹먹하고 신선한 작품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사실 당시 한 차례 거절했다. 이후로는 ‘왜 그 좋은 작품이 제작이 안 되지’ 오지랖을 부리고 있었다. 사실 거절한 걸 후회했던 거다. 그러다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을 하는데 다시 이 대본이 들어왔다. ‘이건 인연이다’ 생각했다”며 “IP(지식재산권)가 누구에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서적으로는 ‘내 영화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송중기는 “기완을 연기하며 이방인이라는 이미지를 제일 많이 떠올렸다.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대본에 계속 써두고, 그 감정을 어떻게 좋게 풀어낼지 몇 년을 고민했다”며 “죄책감을 벗어나는 부분에서 힐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 이른 결론은 ‘더불어 사는 사람’이다. 마리, 그리고 또 든든하게 여러 역할을 소화해 준 선배님들까지, 결국은 사람이 남는 영화였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살면서 했던 판단 중 옳았다고 생각한 게 많이 없는데, 송중기를 선택한 건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신뢰를 표했다. 그는 “송중기의 미모가 캐릭터 연기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했던 것은 ‘오히려 좋았다’는 말로 답할 수 있겠다. 기완이 이런 눈빛으로 바라보면 (마음이)10정도 움직이겠지 했다면 결과적으로는 20을 움직여줬다”고 극찬해 기대를 높였다.

운명처럼 다시 찾은 ‘로기완’을 위해 그는 북한말을 배워야 했다. 극 중 북한의 자강도 지역 사투리를 소화해낸 그는 처음 도전한 사투리연기에 대해 “부족한 배우로서 해보고 싶었던 부분이다. 작품이 신선하다고 한 부분 중에는 개인적으로 제가 신선해지고 싶었던 것도 있다. 재밌는 시도였고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투리를 배우는 것보다 걱정했던 건 사실 올 로케이션 촬영이었다”는 의외의 얘기를 전해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로기완’은 벨기에를 배경으로 하는 가운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대부분의 촬영을 진행했다. 김 감독은 “세트보다는 실제 로케이션을 활용해서 촬영했다. 유럽의 공기와 보도블록의 질감, 가로등 불빛의 색깔 등을 잘 담아내기 위해 세심하게 장소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이에 송중기는 “부다페스트에서 90% 이상이 촬영됐다. 제작진이 작품의 느낌이 벨기에보다 부다페스트가 더 낫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이해를 못 했는데, 부다페스트에 가보니 조명이나 풍경이 너무 아름다운데, 뒷골목에 들어가면 적막하고 어두운 느낌이 들어 작품의 정서와 잘 부합하더라”고 말해 흥미를 돋웠다.

또 “해외 촬영을 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듣곤 하는데,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해외 촬영이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잠깐잠깐 갔을 때 느껴봤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말하면서도, “올 로케이션 촬영이라니 정말 힘들 텐데, 거기에 새로운 언어적인 부분까지, 김희진 감독은 데뷔작을 어려운 걸 다 갖춰놓고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를 다 소화해 냈으니 대단한 것”이라고 김 감독을 치켜세워 영화 공개를 기다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