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세븐틴, 임영웅, 아이유. 각 소속사 제공
‘상암벌’이 가수들에게 활짝 열렸다.
그룹 세븐틴을 시작으로 임영웅과 아이유까지 내로라하는 톱 가수들이 일명 ‘상암벌’로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택했다.
세븐틴은 다음 달 27일과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앙코르 콘서트 ‘팔로우 어게인 투 서울’ 추가 공연을 진행한다. 임영웅은 지난해 11월 전국투어 서울 공연에서 오는 5월 25일과 26일 이곳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알렸고, 아이유는 오는 9월 21일과 22일 진행될 월드투어 앙코르 공연을 통해 한국 여성 솔로 가수 최초로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입성하게 됐다.
이로써 세 가수 모두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처음 공연을 개최하게 됐다. 임영웅은 앞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홈구장인 K리그 구단 FC서울의 시축 행사로 무대를 꾸린 바 있지만, 본격적인 공연을 펼치는 것은 처음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공연 리허설이 모습. 연합뉴스
이들의 서울월드컵경기장 입성이 주목을 받는 것은 공연장 규모와 희귀성 때문이다.
6만6천석 규모의 서울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은 무대를 설치하면 4만5천 명 안팎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좌석 수는 곧 티켓파워와 직결되는 부분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경우 현재 가수들이 ‘꿈의 무대’로 꼽는 고척스카이돔(약 1만6000석), 올림픽공원 KSPO돔(약 1만5000석)의 약 세배 높은 좌석 수를 자랑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 최대 10만석 규모의 서울올림픽주경기장이 리모델링 중인 관계로, 현재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치른 스타가 10년여의 세월 동안 다섯 손가락에 꼽는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는다. 가수 싸이(2013년), 그룹 빅뱅(2016년), 빅뱅의 지드래곤(2017년)만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펼쳤다.
이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써 세 건의 콘서트가 예고되니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당연하다. 코로나 이후 발생한 대형 공연장 부족 현상을 완화할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나, 한편으로는 왜 7년여 만에 콘서트 개최에 긍정적 자세를 취하게 됐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지난해 개최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에 참여해 무대를 펼치고 있는 그룹 아이브(위)와 공연장을 찾은 스카우트 대원들. 연합뉴스
또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국내 최초로 천연잔디와 인조 잔디를 섞은 하이브리드 잔디를 도입해 활발히 경기를 개최하고 있는 만큼, 잔디 훼손에 대한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새만금 잼버리 대회 관련 K팝 공연을 진행하며 잔디가 상당 부분 훼손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연이은 콘서트 개최 관련 축구 팬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듯 여러 이유로 상당한 화제성을 몰고 있는 ‘상암벌 콘서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몇 가지 궁금점에 대한 답을 구해봤다.
Q. 공연장으로서 대관이 쉽지 않았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올해 콘서트를 활발하게 개최하게 된 이유는?
A.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프로축구, A매치 등 축구일정 및 잔디관리 필수기간 등을 제외한 잔여 일에 지속해서 대관을 해 왔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국내 공연이 전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올해는 잠실주경기장의 리모델링 공사로 인한 서울시 내에 대형공연장 부족 현상으로 더욱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한다.
Q. 사전에 잔디 훼손을 예방할 수 있는 매뉴얼이나, 콘서트 개최와 그 후 잔디 관리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됐는지?
지난해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사진공동취재단
A.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되는 문화행사의 경우 대관공고 시에 잔디 훼손 관련 유의사항을 담고 있는 잔디 잔디그라운드 사용 매뉴얼을 사전안내 및 공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잔디 훼손에 따른 원상복구 사전 동의제도도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공연무대 설치 및 공연 진행 시에는 불필요한 잔디그라운드 출입을 제한 제한하는 등 행사 전 과정에 걸쳐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한 철저한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질문과 관련해 공연업계 관계자들 역시 “관리 매뉴얼에 따라 잔디 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력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Q. 공연장으로서 서울월드컵경기장만의 장점은?
A.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장점은 대규모 관객 수용이라는 측면과 대중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에서 공연장으로서의 장점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Q. 향후에도 공연장으로서의 활발한 활용을 기대해봐도 될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축구 전용 경기장으로서 축구 행사 개최가 운영원칙이며, 프로축구, A매치 등 축구일정 및 잔디관리 필수기간 등 축구 경기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행사 대관을 추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