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는 지난 23~24일 열린 SSG와의 개막 2연전에 등판하지 못했다.

반즈는 2022년부터 롯데와 함께 한 외인이다. 2022시즌 12승(12패), 2023년에는 11승(10패) 등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개막전 시리즈 때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모두 나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개막전에는 애런 윌커슨이 등판했고 24일에는 국내 투수 박세웅이 마운드에 올랐다. 반즈는 개막 후 세번째 경기인 26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치를 예정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난 24일 SSG와의 경기를 앞두고 “반즈는 화요일(26일) 광주에서 들어간다”고 했다. 3선발로 순서가 미뤄진 것이다.

이렇게 선발 로테이션이 짜여진 이유가 있다.

반즈는 올해 팀의 스프링캠프에 참석하지 못했다. 롯데는 2월1일부터 괌, 오키나와에서 1,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반즈는 이 기간 동안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었다.

자녀 출산 후 육아 문제로 미국을 떠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즈는 올해 초 둘째가 태어났다.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반즈는 개인적으로 훈련하는 영상을 꼬박꼬박 보내왔고 김태형 감독도 확인을 했다. 그리고 2월29일이 되어서야 한국으로 돌아와 2군 구장인 김해 상동구장에서 켠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 완벽투를 선보였다. 지난 14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4이닝 2안타 2볼넷 7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실전 경기를 거의 치르지 못했지만 시범경기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투구수는 68개로 점검이 더 필요했다. 때문에 등판 일정이 조금 미뤄진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반즈가 3월에 합류했다. 반즈는 준비해서 왔다고 하는데 그걸 또 봐야하지 않나”라며 “그리고 윌커슨과 박세웅도 기록이 좋았다. 윌커슨은 개막전에 공 자체는 안 좋았지만 그래도 잘 끌고 갔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미리 준비를 해서 계속 로테이션을 만든 것이다. 반즈는 또 자기 역할을 잘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반즈는 더 중요한 경기에서 등판하게 됐다. 롯데는 23~24일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첫날 등판한 윌커슨은 5이닝 4실점을 했고 이어 다음날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5이닝 2실점을 기록했으나 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반즈로서는 자신이 겨우내 홀로 준비한 내용을 정규시즌에서 증명해야한다.

반즈의 KIA전 성적은 5경기 1승2패 평균자책 4.28로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26일 경기가 열리는 광주구장에서는 2경기 1패 평균자책 2.70으로 경기 내용 면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가장 최근 KIA와의 맞대결인 지난해 8월13일 경기에서는 7이닝 3안타 2볼넷 5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반즈 개인적으로도 이번 시즌 활약을 이어가려면 첫 단추를 잘 꿰야한다.

메이저리그 재진입에 대한 꿈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도 메이저리그 도전과 롯데 잔류를 놓고 고민했던 반즈는 KBO리그에 남기로 했다. 지난해 전반기 16경기 5승6패 평균자책 4.57로 퇴출 위기에 놓였던 반즈는 후반기 14경기 6승4패 평균자책 2.05로 제 모습을 보였다. 기복이 적지 않아 미국 진출을 한다 하더라도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때문에 올해 반즈의 개인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첫 경기부터 호투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모로 반즈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경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