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배번 44번이 적힌 독일 남자 축구대표팀 신규 원정 유니폼 판매를 금지했다.

1일 BBC 등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원정 유니폼에 적힌 숫자 44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SS 부대(Schutzstaffel)가 사용한 상징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발생한 데 대해 “의도된 디자인은 아니지만, 등번호 44가 들어간 팬 맞춤형 유니폼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S 부대 디자인과 독일 대표팀 유니폼 숫자 44 모양이 많이 흡사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독일 역사학자와 일부 언론들은 최근 “디자인이 무척 의심스럽다”며 문제를 제시했다. 아디다스 대변인은 “숫자 44가 나치 SS 상징과 유사하게 적힌 것은 의도된 게 아니다”라며 “아디다스는 외국인 혐오증, 반유대주의, 폭력, 모든 형태의 증오에 반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SS 부대는 나치가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부대다. 약자로 SS로 표기한다. 고대 게르만족이 사용한 룬 문자로 적혀 있다. 이 상징은 지금까지 금기시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S를 곡선이 아니라 각지게 표기하는 것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디다스는 독일축구협회와 파트너들이 셔츠 숫자를 디자인했다고 BBC를 통해 알렸다. 협회는 “셔츠 디자인은 디자인 과정에서 검토를 위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제출됐다”며 “관련된 당사자 중 어느 누구도 나치 상징과 유사한 것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협회는 숫자 4에 대한 대체 디자인을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로 출시된 유니폼 원정 색상을 분홍색으로 선택한 것도 논란을 일으켰다. 지지자들은 분홍색이 국가의 다양성을 나타낸다고 말하는 반면, 비평가들은 “비전통적이며 협회가 돈을 벌기 위한 차원으로 채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 회사인 아디다스는 1950년대부터 독일 유니폼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독일축구협회는 2027년부터 독일 축구 유니폼 제조사로 아디다스 대신 나이키와 계약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하베크 경제장관은 “애국심이 부족하다”며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