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아리랑TV 글로벌 시사프로램 ‘The Roundtable’는 모스크바 테러에 대해 조명했다.

진나달 22일 저녁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대형 공연장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해 ‘현대판 차르’에 오른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러시아 심장부가 테러로 뚫린 것이다. 특히 이번 공격이 이슬람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그 테러를 누가 지시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배후라는 주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보기관도 우크라이나가 테러에 개입한 것으로 본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정구연 강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푸틴은 선거기간 동안 자국 내 안보를 강조했는데 이번 테러로 자국 내 안보에 무능했다는 비판을 우크라이나의 책임으로 돌리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3월 초 모스크바에서 콘서트장을 포함해 대형 모임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리스트 공격 계획에 대해 정보를 입수하고 러시아 내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주의보를 발표하기도 했다. 러시아 당국에 테러 위험성을 미리 경고했지만, 테러를 막지 못한 점도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경석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가 미국의 정보를 해석하는 데 영향을 미쳤고,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내재 된 불신이 러시아가 미국의 경고를 무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호라산(ISIS-K)이 구체적인 증거까지 내밀며 자신들이 벌인 테러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다 이슬람주의자들의 테러 위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테러를 일으킨 호라산은 아프가니스탄 일대에서 활동하던 세력이다. 호라산은 이란·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 일대를 지칭하는 옛 지명으로 현재 잔존하는 IS 세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IS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하면서도 테러 이유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러시아가 2015년 시리아에서 정부군과 손잡고 내전에 개입했는데, 당시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IS를 격멸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또 IS는 무신론인 사회주의를 극도로 혐오해 과거 소련부터 갈등을 겪어왔다. 정구연 강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또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이자 라이벌 관계인 탈레반을 견제하고자 이번 테러를 일으켰을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이 약해지자 IS의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IS가 다시 전면에 나서면서 테러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이탈리아 등 IS세력과 척을 지고 있는 서방 국가들도 공식, 비공식적으로 안보 태세를 강화하고 테러 위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내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에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경석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앞으로 테러 가능성은 높다”며 “강대국 간의 경쟁이 심화할수록 IS는 더 많은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he Roundtable’은 매주 화요일 오후 5시에 우리의 시각으로 글로벌 시사문제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