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상장 뒷거래’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채택된 가수 MC몽이 영상 증인 신문을 받은 가운데, 그에게 프로골퍼 안성현 씨를 소개해준 인물로 가수 이승기를 지목했다.

지난 2일 MC몽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정도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가수 핑클 멤버 성유리의 남편인 안성현 씨와 빗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종현 씨에 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MC몽은 공판이 열린 서울남부지법이 아닌, 서울동부지법에서 실시간 영상 중계를 통해 신문에 응했다. 그가 공황장애 등을 근거로 법정에 직접 출석해 증인 신문받기 어렵다며 영상 중계 신문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영상 증인신문은 보통 성폭력 피해자가 피고인을 대면하기 어렵다거나 아동의 진술이 필요할 때 진행됐다. 아동복지법, 청소년성보호법 피해자 등에 대해 제한적으로 허용됐으나 법원은 MC몽 측의 진단서 포함 소명 자료를 받고 이례적으로 영상 증인신문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MC몽은 재판부의 출석 요청에 세 차례 불출석해 6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바 있다. 이후 MC몽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고 병역 비리 사건으로 3년간 재판받으면서 법정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해 출석하기 어렵다”며 요청한 영상 신문을 받아들인 재판부는 증인 신문에 응한 만큼 앞서 부과한 과태료는 모두 취소했다.

검찰은 안성현 씨가 ‘MC몽이 사내이사로 있던 연예기획사’에 강종현 씨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지분 5%를 받기로 했고, 보증금 명목으로 현금 약 20억원을 MC몽에게 건넸다고 봤다.

MC몽은 안 씨와 강 씨 사이 50억원 자금이 오간 정황을 밝혀줄 핵심 증인으로 채택됐다.

실시간 영상 중계를 통해 신문에 응한 MC몽은 “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지 계약에 대해서는 안 씨가 하자는 대로 따랐다”며 “투자와 관련해서는 무조건 된다고 믿었던 사람이고 세세히 알 정도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안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 2021년 11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빅플래닛메이드 사옥에서 안 씨를 처음 소개받았다”며 “이승기로부터 ‘엄청난 투자자’라고 들었고, 당시 빅플래닛메이드가 설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투자자를 소개받고 싶었던 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성유리 씨의 남편이고, 좋은 집안, 좋은 기업에서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한번 만나보라고 해서 만났고, 저랑 알고 지낸 후 현금 재산만 500억 원이 넘는다고 이야기한 걸 정확하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안 씨를 신뢰한 배경에도 성유리가 있다고 전하면서 “성 씨와 선후배 관계고, 성 씨가 좋은 남자를 만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저는 당연히 안 씨를 믿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안 씨가 지난 2022년 1월께 강 씨로부터 빅플래닛메이드가 200억원을 투자받게끔 하는 목적으로 지분 5%를 받기로 했고, 그에 대한 보증금 명목으로 현금 20억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투자가 불발됐으나 안 씨가 20억원을 반환하지 않았다는 게 강 씨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MC몽은 투자 불발 이후 “안 씨에 20억원을 돌려줬다”며 “안 씨가 20억원이 강 씨의 돈이라고 털어놨다”며 “저도 안 씨에게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MC몽은 강씨 측의 반대 신문 중에는 즉답하지 못했다. 그는 “내가 트라우마 증후군, 우울증 등을 앓고 있어서 진정제와 수면제 등도 처방받아 먹고 있다”며 “날짜로 말하라고 하면 대답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MC몽은 그동안 법원의 증인 출석 요청에 불응한 이유와 관련 “4년간 병역 비리 재판하면서 법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면서 “당연히 와야 하는데, 뒤늦게 와서 죄송하단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그동안 못 왔던 것은 내 상태가 그랬기 때문이지 회피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MC몽은 지난 2010년 불거진 병역기피 논란이 있기 전까지 이승기와 함께 출연한 예능 ‘1박 2일’을 비롯해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방송 출연을 했었고, 이후 프로듀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