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특급’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34·OK금융그룹)가 정규리그 4번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레오는 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 서울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최고 영예인 정규리그 MVP에 뽑혔다.

레오는 앞서 삼성화재 시절인 2012~2013, 2013~2014, 2014~2015시즌 파괴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3시즌 연속 MVP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삼성화재도 당시 레오의 활약에 힘입어 2012~2013, 2013~2014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2014~2015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선 OK금융그룹 전신 OK저축은행에 패해 준우승했다.

레오는 2014~2015시즌을 끝으로 V리그를 떠나 터키·중국 등 국외 리그를 거쳐 2021~2022시즌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고 V리그로 복귀했다.

레오는 오랜만에 돌아온 V리그에서도 MVP급은 아니지만, 녹슬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2021~2022시즌에는 득점·공격종합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해 남자부 베스트 7(아웃사이드히터)에 선정됐고, 2022~2023시즌에도 득점 1위를 찍고 베스트 7(아포짓)에 뽑혔다.

개인적으론 준수한 활약을 했으나, 소속팀은 2년 연속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은 달랐다. 레오는 2023~2024시즌 다시 한번 V리그를 폭격하며 OK금융그룹을 정규리그 3위에 올려놨다.

이번 시즌 OK금융그룹의 공격점유율 43.52%를 책임진 레오는 득점(955점·2위), 공격종합(54.54%·2위), 서브(세트당 0.489개·2위) 등 주요 득점 부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레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대체 불가’ 활약을 뽐냈다. 단판 승부로 열린 현대캐피탈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양 팀 최다 43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끈 레오는 우리카드를 완파한 플레이오프(3판2승제)에서도 팀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다.

챔피언결정전(5판3승제) 3패로 준우승에 머물긴 했지만, 레오는 3경기 양 팀 최다 77점을 꽂아 끝까지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를 위협했다.

성공적인 시즌을 치른 레오는 챔피언결정전의 아쉬움을 시상식에서 조금이나마 풀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15표를 받은 레오는 12표를 받은 임동혁(대한항공)을 3표 차로 제치고 MVP에 올랐다. 이미 남자부 최다 MVP 수상자였던 레오는 이로써 영광의 트로피 개수를 4개로 늘렸다.

다만 레오는 지난 주말 손을 다치는 바람에 시상식엔 참석하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는 “주말에 잘못 넘어져 손을 다쳤는데, 의료 파업 여파로 당일 치료받지 못했다”며 “이날 병원 치료를 받아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레오의 MVP 트로피는 아들 앙투안군이 대신 받았다.

아버지처럼 프로 선수를 꿈꾸며 배구를 하는 앙투안군은 “아버지가 팀과 가족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있어 기쁘다”며 “늘 좋은 동기부여를 줘 고맙고, 나중에 아버지와 함께 프로 무대에서 배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레오는 남자부 베스트7(아포짓)에도 뽑히는 등 2관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