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세르주 오리에(31·갈라타사라이)가 우크라이나 출신 올렉산드르 진첸코(27·아스널)에게 ‘말만 하지 말고 입대하라’고 저격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8일 “오리에는 진첸코에게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리에는 전날 자신의 스냅챗을 통해 “영화 그만 찍고 당장 우크라이나로 가라. 진정한 자원입대자는 누군가 불러주길 기다리지 않는다”는 멘트를 남겼다. 진첸코를 겨냥한 말이었다.

진첸코는 최근 영국 매체 BBC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를 소집하면 전쟁에 나가겠다”며 “같은 학교에 다녔던 친구들이 조국을 지키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우크라이나에 있는 것보다 런던에 있는 게 더 쉽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이 전쟁이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오리에는 진첸코의 말에 진정성이 없다고 느끼고 ‘행동으로 옮기라’는 뜻으로 멘트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느덧 2년이 넘어가고 있다. 진첸코는 그동안 전쟁에 신음하는 조국의 현실을 알리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앞장서왔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100만 파운드(약 17억 원)에 달하는 액수를 국영 은행 측에 기부해 왔다. 동료 선수들과 함께 최전방에 필수 물자를 조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적잖은 선수들이 실제 자원 입대하는 데 비해 진첸코는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병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병역법 개정을 통해 징집 연령을 27세에서 25세로 낮춘 상태다. 진첸코는 조국의 친구들이 입대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진첸코는 BBC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에서 축구를 하기 위해 남는 것보다 우크라이나군에 소집돼 싸우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난 명확한 대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난 (우크라이나로 싸우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첸코와 특별한 인연이 없는 오리에가 그를 저격한 이유는 분명치 않다. 오리에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도를 넘는 간섭’ 이라는 비판과 ‘우크라이나의 열악한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목소리를 낼 만하다’는 찬성의 의견이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