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연맹(World Athletics)이 올림픽에서 상금을 수여하는 최초 국제 연맹이 된다.

연맹은 “오는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 총 상금 240만 달러(약 32억 7600만원)를 책정했다”며 “금메달리스트는 5만 달러(약 6825만원)를 받는다”고 10일 밝혔다. 세계육상연맹 세바스티안 코 회장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위한 상금 도입은 세계 육상 경기와 육상 스포츠 전체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라며 “우리는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올림픽에서는 48개 육상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계주 금메달리스트는 팀 내에서 5만달러 상금을 공유한다. 연맹은 “다음 대회인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는 은메달과 동메달리스트에게도 상금을 지급할 방침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상금을 지급하는 게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하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코 회장은 “선수들의 삶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주고 그들이 조금 더 오래 운동에 머물 수 있게 하고, 훈련할 수 있는 재정적 독립성을 부여하고, 더 정교한 방식으로 훈련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올림픽 원칙을 지키는 것과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올림픽은 아마추어 스포츠 종목이기 때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상금을 수여하지 않고 국제연맹(IF)과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통해 자금을 배분한다. 적잖은 국가가 메달리스트에게 재정적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IOC는 “선수들과 스포츠의 글로벌 발전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각 IF와 NOC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멀리뛰기 금메달리스트 그렉 러더포드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눈부신 발걸음”이라며 “이러한 개선을 주도한 회장과 연맹 직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영국 7종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데니스 루이스는 “정말 긍정적인 발표”라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지만 육상선수들이 그런 돈을 벌지 못한다”며 “상금이 올림픽 진출의 성과를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계속 경쟁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한 그렉 러더포드는 “다른 스포츠도 세계육상경기와 같은 접근법을 채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웨덴 올림픽 장대높이뛰기 챔피언 아만드 두플란티스, 올림픽 400m 허들 챔피언 카르스텐 워홀름(노르웨이)도 “세계육상연맹 결정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라며 지지했다. 반면, 남자 세단뛰기 세계 기록 보유자 조나단 에드워즈는 “조금 이상한 결정”이라며 “세계 육상 경기 대회가 아니라 올림픽이다. 올림픽에서 우승한 선수들은 이미 보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장애인 육상 경기는 세계장애인육상연맹(World Para Athletics)의 관리를 받는다. 8월 시작되는 파리 패럴림픽에서는 세계육상연맹 상금 지급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