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 겸 싱어송라이터 송소희가 ‘부캐’로 새로운 길을 예고했다.

송소희의 새 EP ‘공중무용’ 청음회가 1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공중무용’은 송소희가 발견한 자신 안의 새로운 길을 자신의 목소리가 시작된 길이자 가장 닮아있다고 생각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네 곡 ‘주야곡’ ‘공중무용’ ‘진한 바다를 거슬러’ ‘사슴신’을 담았다.

무엇보다 ‘공중무용’은 국악을 하는 소리꾼으로 유명한 송소희의 싱어송라이터로 변신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난 2022년 10CM, 선우정아 등이 소속된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와 손잡은 송소희는 ‘공중무용’을 통해 민요 리메이크가 아닌 직접 작사 및 작곡한 곡들을 담은 앨범을 선보이게 됐다.

송소희는 이날 “이런 청음회 자리는 처음”이라며 “새로운 길을 나가는 아티스트로서 최대한 소문을 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이런 자리를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새 회사를 들어가고 앨범을 발매하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미니 앨범 단위 이상의 앨범을 내는 게 목표였다. 그걸 염두에 두고 싱글 앨범을 계속 냈던 거다. 사실상 이번 ‘공중무용’이 저의 창작활동에 있어 첫 목표였던 셈”이라고 소개했다.

2004년 초등학교 1학년부터 ‘국악 신동’으로 유명세를 이어온 만큼, 이런 변신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스스로도 큰 용기가 필요했고, 국내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위한 음악적 도움을 얻기조차 어려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20년 넘게 민요를 했다. 민요는 정답을 향해 가야만 하는 장르라 정해진 틀이 있다. 저라는 사람은 이단아 같은 성격을 갖고 있어서, 그 안에서만 저를 표현할 수가 없더라. 음악을 하면서 해소되지 않는 감정이 느껴져서 ‘내 노래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인가’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히 전했다.

이어 “내가 창작을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 모든 걸 다 던지고 한번 해보니 ‘나에게도 이런 길이 있었구나’ 했다.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었다. 예상했던 만큼 재밌었고 예상치 못하게 복잡하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을 만들며 엔지니어링 기술이 필요한 부분 말고는 도움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아직은 미숙한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다. 사운드 작업을 도와줄 분을 물색했는데, 연락을 드린 분들이 제 음악을 어려워해 거절했다”며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던 중에 시야를 넓혀보자 해서 외국에 계신 프로듀서에게 연락했더니 흔쾌히 ‘동양적이면서 현대적이기도 한, 그런 창의적인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오히려 ‘국악’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또 제 목소리를 새롭게 받아들이는 외국 작업자들이 좀 더 흔쾌히 함께 작업해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송소희는 타이틀곡인 ‘공중무용’을 라이브로 직접 선보이며 청아한 음색으로 국악과 대중가요를 넘나드는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무대를 마친 그는 “입시 때가 생각나더라. 잘하고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긴장을 풀기도 했다.

송소희는 “이 앨범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지만, 저의 변화와 성장, 자유로움이 다 담긴 새로운 길을 표현했다. ‘공중무용’은 모든 사랑의 시작은 나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노을이 지는 사막을 배경으로 떠올리며 만든 곡이다. 제가 표현하고 싶은 모든 걸 보여줄 만한 노래라고 생각해 타이틀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국악과 가요를 접목한 독특한 장르의 창작곡과 관련 향후 음악적 방향성을 묻는 말에는 “저는 사실민요를 안 부르고 국악기를 안 썼다는 이유로 국악을 완전히 버렸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그러나 이내 “그것 또한 제 색깔인 것 같다. 국악을 완전히 버리게 되면 기존 곡과 다르지 않고, 사실 버릴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공부하고 만들면서 오히려 경기민요를 새롭게 보게 됐다. 저의 ‘본캐’는 경기민요를 하는 국악인이지만, 그것만으로 제 삶을 살기에는 솔직히 재미가 떨어진다. 그래서 좀 더 재밌게 살고 싶은 마음에 ‘부캐’를 만들게 됐다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음악이 나올지 모르지만 재밌게 만들어보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