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회 연속 올림픽 본선을 노리는 한국이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축구 외교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했다.

핵심 전력으로 간주했던 유럽파 3총사의 차출에 모두 실패한 탓이다.

황선홍 감독(56)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5일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 참가한다.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B조에서 아랍에미리트(UAE·17일)와 중국(19일), 일본(22일)을 순서대로 맞붙는다. 한국은 1~3위에 올라야 본선에 직행하고, 4위로 밀려날 경우 아프리카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막차를 탈 수 있다.

마지막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국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황 감독이 공격과 수비를 이끌 선수로 지목했던 배준호(스토크시티)와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퍼드)가 소속팀의 반대로 차출이 무산됐다.

황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각 구단을 직접 방문해 차출을 설득하는 작업을 거쳤으나 소속팀의 사정이 달라지면서 낭패를 겪게 됐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가 아니라 차출 의무가 없어서 생긴 일이다.

역대 올림픽을 살펴봐도 유럽파의 차출은 지난한 일이었다. 4년 전 태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백승호와 이강인이 소속팀의 반대로 빠지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황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해외파(합류와) 부상 이슈가 있어서 어려움이 있는데 대회를 치르다 보면 그런 일들이 많다”고 말했다.

축구 현장에선 황 감독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낸 뒤에는 접근 방식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역대 올림픽 본선에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베이징 올림픽)와 네이마르(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같은 슈퍼스타들이 참가했던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두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위해 본인들이 먼저 구단을 설득했다. 파리 올림픽에선 개최국 프랑스가 킬리안 음바페의 참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뽑을 수 있는 선수만 데려간 일본도 하나의 참고 사항이 될 수 있다. 일본은 이번 최종예선에 유럽파 5명(고쿠보 레오 브라이언·우치노 다카시·야마모토 리히토·후지타 조엘 치마·사토 게인)을 뽑았는데 대부분 소속팀에서 주전이 아니거나, 주전이어도 차출이 가능한 선수만 선정했다. 일본 역시 리우 올림픽 당시 구보 유야를 소속팀의 반대로 데려가지 못한 뒤 선발 방식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