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가 된 ‘슈퍼팀’의 기세가 기사단을 넘어 ‘산성’까지 넘어섰다. 부산 KCC가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마저 잡아내며 기세를 더욱 끌어올렸다.

KCC는 1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 1차전에서 DB를 95-83으로 꺾었다.

허웅과 최준용, 송교창, 라건아, 이승현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라인업을 꾸려 ‘슈퍼팀’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정규리그에서는 30승24패로 5위에 그쳤던 KCC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마침내 완전체를 꾸려 4위 서울 SK를 3승으로 가볍게 따돌리고 4강 플레이오프에 올랐고, 그 기세를 몰아 4강 플레이오프 서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DB도 꺾었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DB는 이선 알바노(국내 선수 MVP), 디드릭 로슨(외국 선수 MVP), 강상재(베스트 5) 등 ‘MVP 라인업’을 내세운데다 트리플 포스트를 구성하는 김종규도 부상을 털어내고 코트에 나섰지만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고개를 숙였다.

KCC는 경기 시작과 함께 DB를 몰아쳤다. 송교창의 외곽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후 허웅, 최준용, 라건아가 골고루 3점슛을 터트리며 1쿼터에만 3점슛 6개를 집어넣었다. 수비에서는 DB에 16점만 내주며 27-16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쿼터에서는 DB의 거센 반격에 고전하는 듯했지만, 이 쿼터에만 13점·7리바운드로 맹활약한 라건아를 앞세워 리드를 유지, 50-39로 전반을 마쳤다.

KCC는 3쿼터에서 기세를 올려 끝내 승기를 잡았다. 라건아가 골밑을 무자비하게 폭격했고, 송교창이 3쿼터 종료 직전 3점슛으로 21점 차를 만들었다. 78-58로 앞선 채 4쿼터에 들어선 KCC는 DB의 맹렬한 추격을 받았지만 최준용의 연속 득점으로 격차를 유지했고, 경기 종료 3분47초 전에는 송교창의 레이업슛으로 18점 차를 만들며 쐐기를 박았다.

라건아는 34점·19리바운드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송교창도 22점을 올리며 라건아의 뒤를 받쳤다. DB는 디드릭 로슨이 27점으로 분전했지만, 알바노가 KCC의 필리핀 선수 캘빈 제프리 에피스톨라의 수비에 틀어막혀 12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역대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것은 52회 중 41회, 확률로는 78.8%나 된다. 지금까지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KCC가 새 역사를 쓸 기회를 잡았다. 두 팀의 2차전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