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잉글랜드) 선수들이 페널티박스 안에 모여 공을 뺏고 뺏었다. 팀이 4-0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누가 페널티킥을 찰지를 두고 동료들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미 해트트릭을 달성한 콜 팔머가 갖고 있던 공을 니콜라 잭슨이 가져가려 하자 팔머가 강하게 밀쳐냈다. 여기에 노니 마두에케도 가세해 가벼운 몸싸움으로도 번졌다. 중간에 코너 갤러거가 중재에 나서며 팔머에게 공을 넘겼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리더십 부재, 주장 리즈 제임스가 부상으로 거의 전 시즌을 이탈하면서 시즌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는 첼시가 이날 대승을 낚았다. 잉글랜드 축구의 기대주 팔머가 이 페널티킥까지 성공시켜 한 경기 4골을 폭발시켰다.

첼시는 16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에버턴에 6-0의 대승을 거뒀다.

이날 팔머는 경기 시작 30분도 안돼 ‘퍼펙트’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전반 13분 자신의 주발인 왼발로 상대 골망을 흔든 것을 시작으로 18분 헤더, 그리고 29분에는 오른발로도 득점했다. 4-0으로 리드한 후반 19분에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골을 마무리했다. 팔머 이전에 가장 최근에 첼시 선수로 한 경기 4골을 넣은 선수는 2010년 프랭크 램퍼드였다.

또 첼시 선수가 홈에서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성공한 것은 디디어 드록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단일 시즌로만 치면, 팔머가 첫 기록을 달성했다.

팔머는 경기 뒤 페널티킥 상황에 대해 “특별히 말한 것은 없다. 모든 선수들이 페널티킥을 차고 싶었던 상황이었지만, 내가 페널티킥을 차기로 한 선수다. 결국에는 내가 찼다”며 “모든 선수들은 승리에 보탬이 되려고 했다. 중요한 일은 아니다”고 했다.

맨체스터 시티 유스팀에서 성장하며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엘리트 코스를 착실하게 밟은 팔머는 2020~2021시즌 맨시티에서 성인 무대에 데뷔했고, 지난 시즌 초반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첼시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은 팔머는 이날 멀티골로 개인 첫 리그 20골(9도움) 고지에도 올랐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함께 리그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시즌 공식전에 40경기 25골 13도움의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다.

이번 시즌 상위권 경쟁에서 밀린 첼시는 강등권 위기의 에버턴(16위)을 13승(8무10패·승점 47점) 제물로 삼아 9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