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생제르맹(PSG) 우스만 뎀벨레가 친정팀에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PSG는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쿰파니스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를 4-1로 꺾었다. 지난 11일 홈에서 열린 8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 2-3으로 역전패했던 PSG는 합산 스코어 6-4로 4강행 티켓을 가져갔다. PSG가 UCL 준결승에 진출한 건 2020-2021시즌 이후 3년 만이다.

PSG는 킬리안 음바페를 중심으로 양쪽에 바르콜라와 뎀벨레를 세워 공격진을 구성했다. 중원은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자이르 에메리가 섰다.

PSG는 전반 12분 하피냐에게 문전 왼발 슈팅을 허용해 먼저 실점했다. PSG는 전반 29분 바르셀로나의 아라우호가 무리한 수비로 곧장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를 점했고, 반격을 시작했다. 전반 40분 뎀벨레가 오른쪽 페널티 지역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대 상단 그물을 흔들었다. PSG는 후반전에만 3골을 몰아 넣으며 역전극을 펼쳤다.

후반 9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짧게 패스를 받은 비티냐가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차 반대쪽 골대 구석을 찔렀다. 여기에 후반 11분 바르셀로나의 사비 감독은 흥분한 나머지 경기장 기물을 걷어차 레드카드 받았다. 기세를 올린 PSG는 5분 뒤 뎀벨레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음바페가 오른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음바페는 후반 44분 마르코 아센시오의 슈팅이 선방에 막혀 흘러 나온 공을 오른쪽 페널티 지역에서 왼발로 마무리해 멀티 골을 작성했다.

음바페는 올 시즌 UCL에서 8골을 기록해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다.

음바페와 함께 승리를 이끈 주역은 뎀벨레였다.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한 분위기에서 뎀벨레는 전반이 마치기 전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에도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팀 공격을 주도했다. 6번의 드리블 시도에서 4번을 성공하고 그라운드 경합 8번의 상황에서 5번을 이기는 등 투지도 돋보였다.

바르셀로나에서 ‘먹튀’였던 뎀벨레는 이날 친정을 제대로 저격했다. 그는 2017년 8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 이적료 3위인 1억 3500만 유로(한화 약 1978억 원)를 투자해 뎀벨레를 영입했다. 당시 네이마르가 PSG로 이적했기에 바르셀로나는 뎀벨레가 네이마르의 빈자리를 채우길 기대했다.

그러나 팀의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그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바르셀로나 팬들을 답답하게 했다. 훈련 시간에 자주 지각해 태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뎀벨레는 바르셀로나에서 5년 동안 185경기 40골 43도움에 그쳤다.

바르셀로나에서 PSG로 떠날 때에는 이적료가 영입 때보다 3분의 1로 줄어들어 팀에 재정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런 뎀벨레는 UCL 8강 1차전에서도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까지 했다. 8강 2차전에서도 골을 넣고 친정을 물리치고는 바르셀로나 팬의 야유 속에서도 웃는 여유를 보였다.

뎀벨레는 경기 후 “바르셀로나는 내가 좋아하는 팀이다. 하지만 나는 파리에 있다. 이겨서 좋다. 야유는 경기장에서 늘 있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먹튀’ 뎀벨레의 활약 속에 패해 더욱 속이 쓰리게 됐다.

PSG는 5월 1일 열리는 준결승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제치고 올라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