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김민석(중견수)-정훈(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이정훈(지명타자)-손호영(2루수)-김민성(3루수)-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짰다.

그런데 첫 라인업이 나오고나서 20분만에 다시 새로운 라인업이 나왔다.

김민석(중견수)-이학주(유격수)-이정훈(지명타자)-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정훈(1루수)-박승욱(3루수)-손호영(2루수)-정보근(포수)로 바뀐 것이다.

타순과 포지션이 모두 변경됐다. 경기를 앞두고 라인업이 바뀌는 것은 이례적이다. 3루수가 김민성에서 박승욱으로 바뀌고 유격수로 이학주가 투입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윤동희가 요즘 좀 안 맞아서 이정훈을 선발로 쓰고 전준우가 좌익수로 나간다. 4번 타자도 레이예스로 바뀌었다. 앞쪽에 다 몰아넣는 쪽으로 짰다”고 설명했다. 연패에 빠진 팀의 사령탑으로서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박승욱을 넣은 건 상대 전적을 고려했다. 박승욱은 올시즌 19경기 타율 0.121 2타점으로 결코 좋다고 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날 LG 선발인 임찬규를 상대로는 12타수 6안타로 상대 타율이 0.500에 달한다.

김 감독은 “(임찬규가)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니까 그런 부분도 좀 생각을 해봤다”라며 “나중에 좌투수의 대타도 준비도 시키고 해야한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우는 올해 지명타자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이날은 좌익수로 투입이 됐다. 김 감독은 “이정훈이 지명타자로 들어갈 때에는 좌익수로 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석, 윤동희 등 어린 선수들이 살아나기를 바랐다. 김 감독은 “막내들이 좀 치면 팀이 활기도 띄고 좋을 텐데 둘이 안 좋아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윤동희는 전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3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 빠져있다. 김 감독은 “자신감이 안 잡히는 것 같다. 계속 카운트가 불리해진다”라고 했다. FA 3인방이 모두 2군에 내려가 있는 가운데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는게 감독의 계산이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 보는 것”이라는 김 감독의 말에 롯데의 현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