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감독이 지난 16일 인천 SSG전에서 7회초 2사후 김선빈이 솔로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환하게 웃으며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범호 KIA 감독이 전날 끝내기 패배에도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기였을 것”이라고 했다.
KIA는 지난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서 4-6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9회말 2사후까지 4-3으로 앞섰으나 마무리 정해영이 SSG 3번 타자 최정에게 통산 467호,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동점을 허용했고 이어 5번 한유섬에게 2점 홈런을 맞아 승리를 내줬다.
1점 차 앞선 9회말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고 세이브를 눈앞에 두고 있던 정해영은 볼카운트 3B에서 2구 연속 직구 승부를 택했고 4구째에 스트라이크에 놀란 최정이 5구째 직구를 당겨쳐 좌월 홈런으로 만들었다.
KIA 마무리 정해영. KIA 타이거즈 제공
이범호 감독은 “그 상황에서는 승부하는 게 맞다. 우리 팀에서 가장 센 투수가 나갔다. 그 정도 값어치는 있는 경기를 했다. 정해영도 자존심 있게 당당하게 승부했다. 그런 모습에서 오히려 자신감이 올라갈 수 있는 경기다. 속으로 부글부글 끓는 것도 있을 것이다. 경기는 졌지만 우리 마무리에게 더 효과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대기록에 도전하는 상대 타자에 맞서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택한 정해영의 선택에 힘을 실었다.
KIA는 이날 SSG와 명승부를 펼쳤다. 대체선발 김건국이 등판해 SSG 에이스 김광현과 맞붙었으나 밀리지 않았다. 뒤지고 있어도 1점 싸움이 되자 KIA는 4회 1사후부터 불펜을 가동해 박준표와 이준영으로 4회를 마무리 지은 뒤 5회부터 장현식, 곽도규, 전상현, 최지민에 이어 정해영까지 필승계투조를 출동시켰다. 1회 최형우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1-3으로 뒤졌지만 3회초 김도영이, 7회초에는 김선빈이, 8회초에는 이우성이 솔로홈런을 치면서 4-3으로 뒤집고 필승계투조가 호투했다. 결과적으로 졌지만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 꺼내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KIA 김도영이 지난 16일 인천 SSG전에서 3회초 1사후 솔로홈런을 친 뒤 조재영 주루코치와 하이파이브 하고 홈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범호 감독은 “선발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경기였는데도 잘 막아주고 잘 버티면서 승부를 만들었다. 우리한테 운이 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최정의 힘이 있어서 SSG가 이겼지만 어제 경기는 우리에게도 SSG에게도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며 “마무리가 정면으로 붙었다. 졌지만 아마도 선수들에게도 어제는 납득할만한 경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A는 이날 SSG와 경기를 이어간다. 최정은 이승엽 두산 감독을 넘어 이제 통산 최다 홈런이라는 대도전을 이어간다. KIA는 18일까지 이틀 더 이 도전에 맞서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투수들에게) 최정과 승부를 피하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KIA의 젊은 투수들은 오늘도 정면승부를 준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