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유쾌한 도전'을 선언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남아공에 힘찬 첫 발을 내딛고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허 감독은 지난 5일(한국시간) 대표팀의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의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첫 날 훈련을 지휘한 뒤 "23명의 선수들이 모두 기분이 좋다. 그 전에 한 번 왔지만(남아공 전훈) 본선 마당에 첫 걸음을 뗀 만큼 한국 축구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은 열망이 있다"며 16강 진출의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전지훈련 캠프지였던 오스트리아에서 2시간 동안 버스로 이동하고, 뮌헨을 거쳐 10시간의 비행으로 남아공에 도착한 대표팀은 숙소인 루스텐버그 헌터스레스트에 여장을 풀며 잠시휴식한 뒤 곧바로 고지대와 시차 적응을 겸한 회복 훈련에 들어갔다.

허 감독은 "모처럼 23명이 모두 합류해 명랑하고 기분좋게 첫 훈련을 했다. 
날씨도 1월 전지훈련 때보다 좋고, 잔디상태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국내파와 달리 해외파 대부분이 이곳 잔디를 처음 밟아봤는데 큰 문제는 안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대표팀은 지난 1월 국내파 위주로 이곳에서 전훈했고, 그리스전이 열리는 포트엘리자베스 경기장의 잔디도 밟아봤다. 

허 감독은 "남은 일주여 특별할 건 없다. 자체 프로그램에 따라 12일 본선 첫 경기에 대비하고 있다. 그리스전 하나만 생각하고 신중을 기해 집중하겠다"며 16강 첫 관문인 1차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스전 전략에 대해서는 "끝났다, 안끝났다고 말할 수 없고 아직 진행 중이다"고 말을 아끼면서 "남은 기간 계획한 스케줄대로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피지컬훈련과 전술훈련을 병행하겠다"고 훈련 방향을 설명했다.

변수가 될 수 있는 남아공의 기후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나이지리아나 아르헨티나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스는 우리와 같은 조건이다.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경기만 생각하겠다"는 허 감독은 베스트11의 결정에 대해선 "항상 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안돼 있는 것 같기도 하다"며 속내를 숨겼다.

허벅지 통증으로 지난 4일 스페인전에 결장했던 박지성에 대해서는 "현재 이상은 없다. 그리스전에 대비해 정상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