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는 삼성이 백업 포수의 고민까지 해결하고 있다. 고민의 ‘해결사’는 데뷔 8년차를 맞이한 김민수(30)다.

김민수는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천금같은 결승타를 때려내 8-6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7~8일 열린 경기에서 1승씩을 나눠가진 두 팀은 7회까지 6-6으로 맞섰다. 팽팽한 균형을 깬 건 김민수였다. 8회 1사 1루에서 김민수는 롯데 세번째 투수 구승민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자신이 친 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김민수는 9회에는 우규민과 호흡을 맞춰 8-6, 2점차의 승리를 지켜냈다.

삼성은 최근 주전 포수 강민호의 몸 상태가 온전치 못해 걱정을 안았다. 강민호는 7일 훈련 도중 허리에 통증을 느꼈고 허삼영 삼성 감독은 주말 3연전에서 휴식을 주기로 했다. 백업 포수 문제는 삼성이 최근 몇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강민호에게 휴식을 줘야하는데 그를 뒷받침해줄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김민수에게 기회를 줬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김민수는 주전 포수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지난 7일 롯데전에서는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김민수는 0-0으로 맞선 3회 1사후 타석에 나서 박세웅을 상대로 좌측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뽑아냈다. 2014년 프로 데뷔 후 8시즌 190타석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이날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8일 경기에서는 3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이어갔지만 팀의 패배로 빛을 보지 못한 김민수는 9일에는 다시 장타로 강렬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대구 상원고와 영남대를 졸업하고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서 한화에 지명된 김민수는 그 해 12월 자유계약선수(FA) 권혁의 보상선수로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적하자마자 상무에 입대한 김민수는 2017시즌에 복귀했지만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야구장에서 활약보다는 2018년 희망 더하기 자선야구에서 선보인 유명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캐릭터 ‘가오나시’를 흉내낸 퍼포먼스로 더 유명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만큼은 야구 실력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덕분에 강민호도 마음 놓고 쉴 수 있었다.

김민수는 “풀카운트로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헛스윙을 하더라도 타격포인트를 앞에 두고 내 스윙을 한 것이 주효했다. 첫 홈런 이후 타격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 좋은 흐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