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21’을 외치는 안양 KGC의 도전이 마지막 한 걸음만 남겨놨다.

KGC는 27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변준형(16점)의 위닝샷에 힘입어 수원 KT를 81-79로 눌렀다.

KGC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KT에 첫 판을 내주고도 짜릿한 역스윕으로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 패배한 뒤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은 KGC가 6번째다.

KGC는 5월 2일부터 시작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는 정규리그 우승팀 서울 SK와 만난다. KGC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선 3위에 그쳤지만, SK와 맞대결에선 5승1패로 앞선 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힘들다.

KGC 김승기 감독은 “정규리그에선 우리가 더 많이 이겼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팬들이 원하는 눈높이(우승)를 맞추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KGC의 승리는 봄 농구의 특별함을 드러냈다. KGC는 정규리그에선 KT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던 터. 이번 4강 플레이오프에선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의 부상 공백까지 있었으나 코트를 누비는 모든 선수들의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KT를 눌렀다.

KGC는 20-23으로 끌려간 채 시작한 2쿼터부터 힘을 발휘했다. KT 에이스인 허훈(1점)이 난조에 빠진 상황에서 전성현(18점)과 변준형의 3점슛이 잇달아 터지면서 35-29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후반 들어 KGC는 오세근(13점)을 중심으로 KT의 추격을 뿌리쳤다. 골밑에서 득점 뿐만 아니라 수비까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그는 3쿼터 5분30초경 49-46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대릴 먼로(19점)에게 앨리웁 덩크를 배달하는 어시스트까지 선보였다. 기세가 오른 KGC는 3쿼터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앞서며 58-53으로 앞선 채 마지막 4쿼터에 돌입했다.

KGC는 4쿼터 중반 오세근의 골밑 득점과 3점슛을 묶어 이날 최다 점수차인 73-63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KT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KGC는 정성우(18점)에게 3점슛 2방을 내리 얻어맞은 뒤 경기 종료 20.1초를 남기고 캐디 라렌(25점)에게 자유투 2개까지 헌납해 79-79 동점이 됐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웃은 승자는 KGC였다. 변준형이 0.8초를 남기고 골밑을 돌파하면서 득점에 성공해 귀중한 승리를 결정지었다.

KT는 믿었던 에이스 허훈의 부진이 뼈아팠다. 허훈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입대해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했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단 1점으로 침묵했다. 1쿼터에서 허벅지에 타박상을 입은 뒤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고비마다 던진 슛이 림을 외면했고, 경기 종료 54초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 2개조차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허훈의 역대 플레이오프 평균 득점은 15점이었다. KT 서동철 감독은 “(허)훈이 개인 만의 문제가 아니라 팀 오펜스의 문제였다고 본다.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고, 이기고 싶었던 선수였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