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잉글랜드)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복귀에도 이탈리아 AC밀란에 밀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부진한 경기력과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토트넘은 9일 홈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달 16일 원정 1차전에서 0-1로 졌던 토트넘은 1·2차전 합계 0-1로 밀려 8강행 티켓을 AC밀란에 내줬다.

지난달 초 담낭염 수술 이후 회복을 위해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웠던 콘테 감독은 이날 오랜만에 지휘봉을 잡았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교체 출전이 잦았던 손흥민도 선발 출격하며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토트넘의 경기력은 팬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토트넘은 연장전까지 포함해 최소 한 골 차 이상 앞서야만 승리를 바라볼 수 있었지만 전반전 단 한 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후반 통틀어 슈팅 9개에 유효슈팅 2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반면 밀란은 슈팅(14개)과 유효슈팅(3개) 모두 토트넘보다 많았다.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클레망 랑글레는 전반에만 각각 한 장씩 옐로카드를 받으며 수비에 불안요소로 작용했다.

콘테 감독은 후반 8분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를 빼고 페드로 포로를 투입하며 공세를 높였다. 후반 23분 주표 헤리 케인의 다이빙 헤더는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25분 오른쪽 윙백 에메르송 로얄 대신 공격수 히샤를리송까지 투입하며 더욱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후반 32분 로메로가 상대 테오 에르난데스에게 거친 태클로 경고 누적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빠졌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기 위해 슈팅 숫자를 늘렸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손흥민은 통산 챔피언스리그 55경기에 출전하며 아시아 선수 최다 출전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고 기록은 맨체스터 유나티이티드에서 활약한 박지성의 54경기다. 하지만 손흥민은 슈팅 1회, 드리블 성공률 33%, 지상 경합 성공률 22% 등 기록에서 보듯 부진한 경기력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채 팀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축구통계매체들은 손흥민에게 선발 출전선수들 중 두 번째로 낮은 6.1~6.3점대 평점을 줬다.

손흥민의 옛 동료였던 대니 로즈 해설가는 유효슈팅이 단 2개에 그쳤던 것을 언급하면서 “에너지는 물론 아이디어도 부족했다”며 “토트넘의 8강 진출 실패는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축구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2019년 5월 아약스(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3-2로 승리한 이후 최근 5번의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2019년 4~5월 웨스트햄, 아약스,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모두 1-0으로 패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경기 기준 3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기록을 다시 쓰며 체면을 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