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왔으니 한국에 와서는 훈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매우 큰 오산이다.”

프로축구 수원FC의 1부 잔류를 이끈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 로페즈가 K리그는 수준 높은 리그로 최선을 다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9일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연장전 쐐기 골로 1부 잔류에 힘을 보탠 로페즈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K리그는 빠른 템포, 높은 수준의 체력을 요구하는 리그라고 짚었다.

로페즈는 수원FC 유니폼을 입기 전부터 K리그에서 뛰며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제주 유나이티드(2015년)와 전북 현대(2016~2019년)에서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득점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하이강(2020~2022년), 일본 J2리그 제프 유나이티드(2022년),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UPL) FC 보르스클라 폴타바(2023년)를 거쳐 올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K리그로 돌아왔다.

검증된 용병 로페즈는 직전 소속팀에서 부상 등으로 이적 이후 한동안 제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폭발력이 떨어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로페즈는 “그런 말을 충분히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4년 동안 한국에 없으면서 부상과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로페즈는 다른 나라 리그에서 아예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하면서 다시 K리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북에서는 윙포워드로 뛰면서 높은 텐션의 축구를 했다. 이후 4년 동안 다른 나라 리그에서는 중앙 공격수로 뛰었다. 이전보다 정적으로 움직였고, 한국에서처럼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체력이 떨어졌고 부상까지 겹치면서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적응에 도움을 준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는 제주에서 같이 뛰었던 윤빛가람, 전북에서 함께 뛰었던 최보경, 이용을 꼽으면서도 “비결은 나에게 있다”면서 웃었다. 한국어를 다 이해하진 못해도 선수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 꼭 참석하면서 팀에 빨리 융화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로페즈는 수원FC 선수들의 기량을 높이 샀다. 그는 “볼을 다루는 능력,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시즌 내내 베테랑이 너무 많고 기동력이 떨어진다고 했지만, 오늘 경기로 증명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