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챔피언 페레스 제프치르치르(케냐·31)가 런던 마라톤에서 여자 전용 부문 세계 신기록(women’s-only record)을 세우며 우승했다.

제프치르치르는 2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마라톤에서 풀 코스를 2시간 16분 16초로 완주하며 우승했다. 이는 2017년 메리 케이타니(케냐)가 세운 여자 전용 부문 기존 세계 기록(2시간 17분 1초)를 깬 신기록이다. 여자 전용 부문은 여자 선수들이 남자 페이스 메이커 없이 뛰는 대회를 의미한다.

제프치르치르는 “이런 결과를 얻을 줄은 기대하지 않았다”며 “최고 기록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그게 나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7월 파리올림픽에 대해 “파리에서 뛰는 게 행복할 것”이라며 “타이틀을 방어하기 위해 잘 뛰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더 몬야오(케냐·28)는 남자부에서 2시간 4분 1초로 우승했다. 몬야오는 레이스 내내 올림픽에서 중장거리 부문 금메달을 3개나 따낸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42)에 밀렸지만 막판 강력한 스퍼트로 14초차로 그를 따돌렸다. 몬야오는 “40㎞에서 베클레의 압박을 받았지만 훈련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며 “그를 이겨낼 에너지가 충분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023년 대회 우승자인 켈빈 킵툼에게 경의를 표했다. 마라톤 세계 기록 보유자인 킵툼은 지난 2월 교통사고로 24세로 사망했다. 킵툼은 지난해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0분35초에 달리며 신기록을 세웠다.

휠체어 레이스에서는 마르셀 휙(스위스)이 네 번째 연속으로 런던 마라톤에서 우승했고, 여자부에서는 캐서린 드브러너(스위스)가 정상에 올랐다.

이번에 엘리트 부문에서 우승한 4명은 각각 5만5000달러(약 7609만원) 우승 상금을 받는다. 런던 마라톤 조직위원회는 휠체어 레이스 상금을 비장애인 부문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이번 대회는 세계 마라톤 역사상 처음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상금을 동일하게 지급한 대회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