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빨리 이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

세계선수권 불참을 놓고 진실게임에 휩싸인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정수(21·단국대)가 미니홈피를 통해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27일부터 시작되는 팀 선수권에 출전하기 위해 이탈리아 보르미오에 있는 이정수는 지난 25일 밤(한국시간) 자신의 미니홈피에 "하루빨리 이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고 글을 올렸다.

안현수 아버지 안기원씨가 인터넷을 통해 이정수가 세계선수권 기권을 강요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작성한 글이다.

발목 부상으로 세계선수권을 기권한 것으로 알려진 이정수는 "팀 선수권까지 다치지 말고 마무리 잘 해서 한국 가서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여태껏 한번도 못해본 가족사진이나 화려하게 한 방찍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누구보다도 나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아빠엄마께 너무 죄송스럽다. 누가 뭐라 하든 신경쓰지 않고 웃는 모습으로 만나서 행복하게 그냥 행복하게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일기를 통해 털어놨다.

이정수는 최근 불가리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발목 부상을 이유로 개인종목에 출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상때문이 아닌 빙상연맹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빙상연맹은 즉시 보도자료를 통해 이정수의 자필 사유서까지 첨부해 본인의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정수의 친누나가 26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동생에게 확인해 보니 부상이 아니었다. 윗사람들 지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부상이라고 적으며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이라며 빙상연맹 해명을 반박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안기원씨 역시 "자필사유서라는 건 있을 수 없다. (안)현수가 6년간 대표생활을 했지만 사유서 쓰고 '나, 안 뜁니다'고 해본 적이 없다"며 "아프다면 진단서나 구두로 이야기하는 것이 정상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