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이적료를 지출한 구단은 첼시로 나타났다. 첼시가 지난 25년간 선수 영입에 쏟아부은 돈은 약 17억파운드, 우리 돈으로 2조원이 넘었다. 또 이적료 지출 상위 6위 안에 든 팀들이 25번 중 23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 “돈으로 우승컵을 살 수 없다”는 축구계의 격언을 무색케 했다.

영국 일간 ‘더 선’이 ‘MyVoucherCodes.co.uk’의 리서치 결과를 인용해 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첼시는 지난 25년간 약 17억1524만파운드(약 2조5154억원)를 선수 이적료로 지출해 1위에 올랐다.

2위는 14억5246만파운드(약 2조1306억원)를 쓴 맨체스터 시티가 차지했고, 13억2604만파운드(약 1조9452억원)를 투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 뒤를 이었다. 이어 리버풀(12억8422만파운드·약 1조8838억원), 토트넘(10억6765만파운드·약 1조5661억원), 아스널(8억3108만 파운드·약 1조2191억원) 순이었다. 순위만 약간 다를 뿐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6위팀이 고스란히 포함돼 있다. 선수 영입에 가장 적게 돈을 쓴 구단은 입스위치로 4231만파운드(약 620억원)에 불과했다.

투자 효율은 맨유가 가장 높았다. 13번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해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첼시도 5번 우승해 ‘돈값’을 했다. 아스널도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쓰고서도 3번 우승해 효율적이었다. 반면 리버풀과 토트넘은 2조에 육박하는 돈을 쏟아붓고도 본전을 뽑지 못했다. 두 팀은 아직까지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없다.

첼시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큰 손으로 등극한 것은 억만장자 구단주 덕분이다. 첼시는 러시아의 석유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2003년 구단을 인수한 이후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우는 것 같았다. 2011년 페르난도 토레스를 리버풀에서 영입하는 데 쓴 5000만파운드, 안드리 세브첸코를 2006년 데려오는 데 쓴 3080만파운드, 2004년 디디에 드로그바 영입에 들어간 2400만파운드 모두 당대 프리미어리그 이적료 신기록들이었다. 첼시는 올 여름에도 알바로 모라타를 6500만파운드에 영입하는 등 여전히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첼시를 능가하는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게 맨시티다. 특히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난해 부임한 이후 지갑을 활짝 열고 있다. 올해만 벌써 카일 워커와 벤자민 멘디 등 6명을 영입하는 데 2억파운드 이상을 썼다. 맨유 역시 조제 무리뉴 감독이 지난해 부임 이후 씀씀이가 부쩍 늘어났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폴 포그바를 당시 역대 최고 이적료인 8900만파운드에 영입하더니 올해도 로멜로 루카쿠를 7500만파운드에 잡았다.

무리뉴 감독은 통산 이적료에서도 ‘스페셜 원’이다. 감독 생활 17년 동안 선수 이적료로 11억파운드(약 1조6144억원)를 써 10억파운드를 돌파한 첫 번째 감독이 됐다. 2위는 22년 동안 9억7000만파운드(약 1조4232억원)를 쓴 카를로 안첼로티 바이에른 뮌헨 감독, 3위는 9년간 8억5900만파운드(약 1조2605억원)를 쏟아부은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