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베이스캠프에 입성한 태극전사들의 의지는 분명했다. 16강의 첫 관문인 스웨덴과의 1차전을 기필코 승리하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코칭스태프와 23인의 태극전사는 결전의 땅에서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통쾌한 반란을 꿈꾼다.

축구대표팀은 12일 현지 교민의 뜨거운 환영 속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지에 도착했다. 선수단은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와 권동석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현지 교민 등 약 150명의 환대를 받으며 숙소에 들어갔다. 붉은 티셔츠를 맞춰 입은 교민들은 ‘오∼ 필승 코리아’라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을 준비해 대표팀에 힘을 실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렇게 많이 나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인사를 건넸다.

마침내 월드컵 결전지에 들어온 태극호의 뱃고동이 커졌다. 신태용 감독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도착한 뒤 국제축구연맹(FIFA) TV와의 인터뷰에서 “오직 스웨덴 승리”만 생각했다. 신 감독은 “막 도착해 기분이 담담하다. 앞서 치른 세네갈과 A매치 평가전에서 패배(0-2)해 팀 분위기도 조금 가라앉았다”면서도 “오직 스웨덴과 첫 경기를 멋있는 승리로 장식하는 것만 생각하며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의 머릿속은 스웨덴전을 풀어나갈 생각뿐이다. 신 감독은 “첫 경기에서 선발 선수들이 어떻게 잘 해줄 것인지, 우리가 준비한 포메이션을 가동했을 때 상대 선수들은 어떻게 반응할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웨덴전까지 남은 시간은 일주일 정도다. 충분히 훈련하고 다져서 첫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표팀의 간판 선수로 역시 FIFA와 인터뷰한 손흥민(토트넘) 역시 한 목소리였다. 그는 “각오가 필요 없을 것 같다. 러시아에 온 만큼 선수들끼리 분위기를 잘 만들어서 국민께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4년 전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나서는 월드컵을 ‘꿈꾸던 무대’라고 표현한 손흥민은 당시의 눈물을 떠올렸다. 그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다. 걱정을 뒤로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갖고 경기장에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에서부터 다른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4차례 평가전에서 1승1무2패로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해 “평가전은 어디까지나 평가전”이라며 “훈련에서 좀 더 열심히 하고 분위기를 좋게 하면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축구팬에게도 부탁의 말을 남겼다. 손흥민은 “국민의 응원과 기대가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된다. 같이 도와달라”면서 “선수들도 경기장에서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특별한 6∼7월을 보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은 13일 스파르타크 스타디움 훈련장에서 팬공개 행사로 진행된 베이스캠프 첫 훈련을 밝은 표정으로 진행했다. 세네갈전에 부상을 당했던 이용(전북)·장현수(FC도쿄) 등 모든 선수들이 훈련에 나섰다. 밀도 높은 담금질로 첫승의 씨앗을 틔우려는 태극호의 러시아 도전이 마침내 막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