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는 이미 알고있던데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한 측근은 11일 오후 맨유 간판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전격적인 레알 마드리드 이적 소식을 듣고는 “지성이를 포함한 맨유 선수들은 호날두의 이적을 눈치채고 있었다”고 말했다.

　구단의 전격적인 발표로 이적이 갑작스럽게 추진된 걸로 보이지만 맨유 안에서는 이미 호날두 이적과 그 이후에 대한 논의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측근의 말처럼 맨유는 무턱대고 호날두를 내보내지 않았다. 선수의 마음이 완전히 떠났기 때문에 이적을 허락한 면도 있지만 이런 상황을 예감하고 미리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에 ‘가겠다’는 호날두를 굳이 잡지 않았다.

　맨유가 호날두 이적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과 최근 코칭스태프와 수뇌부의 잇따른 박지성 칭찬은 호날두의 이적이 박지성의 팀내 입지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더욱이 호날두 이적, 라이언 긱스(35)의 노쇠화, 루이스 나니(23)의 기대 이하 활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박지성이 ‘격동의 시기’에 오히려 맨유의 주전자리를 확실하게 꿰찰 수 있다고 내다볼 수 있다.

　한편 맨유는 호날두의 대체자로 위건의 오른쪽 윙어 안토니오 발렌시아(23)를 점찍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프랭크 리베리에게도 관심이 있지만 뮌헨이 리베리의 이적을 한사코 막는 데다 선수 본인도 “잉글랜드의 우중충한 날씨가 싫다”는 반응을 보이는 터라 오래전부터 추진했던 발렌시아 영입에 무게를 둔다.

　에콰도르 대표팀의 간판선수인 발렌시아가 맨유에 입단할 경우 박지성의 팀내 입지가 불안해진다는 견해도 있지만 둘이 공존할 가능성이 더 크다.

　웨인 루니가 왼쪽 윙어나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는 변수가 있지만 박지성과 발렌시아가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서 주전선수로 뛸 확률이 상당히 높다.

　더욱이 호날두의 대체선수가 맨유의 팀 전술에 이른 시간에 녹아들어간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 만큼 박지성의 팀내 가치는 호날두 이적과 맞물려 더 높아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