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하면 간단하다.

이천수 측은 전남에 위약금 3억7500만원을 물고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가면 된다. 전남은 위약금 조항에 사인한 에이전트에게 위약금을 받으면 된다. 일명 ‘이천수 이적 파동’의 핵심 정리다.

하지만 이천수와 전남 구단의 갈등은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 급기야 27일 광양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이천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는 마른 장작에 불 붙듯 확대되고 있다.

전남은 29일 프로축구연맹에 이천수 임의 탈퇴 공시 요청을 했고, 침묵하던 이천수도 “시시비비를 가리자”며 폭발했다.

‘이천수 이적 파동’의 핵심 쟁점을 짚어봤다.

#위약금은 누가 물어야 하나

전남은 알 나스르 이적설이 나왔을 때 “선수가 이적을 요구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보내주겠다”고 했다. 단 “계약서에 명시된 위약금을 해결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천수를 임대하면서 든 비용을 위약금으로 돌려받겠다는 뜻이다.

이에 이천수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고 주장한다.

전남과 계약할 당시 위약금 부분에 사인한 것은 당시 일을 진행했던 에이전트(IFA 김민재 대표)로 위약금은 자신이 책임질 부분이 아니라는 얘기다.

#폭행 사건의 진실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렇다.

박항서 감독은 이천수에게 포항 원정에 참여하라고 지시했고, 이천수는 사타구니 부상을 이유로 동행하지 못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과정에서 이천수는 자신의 몸상태를 코칭스태프에 왜 설명하지 않았느냐며 팀 의무 담당자에게 욕설을 했고, 이를 지켜보던 김봉수 코치가 참지 못하고 유리컵을 이천수에게 던졌다. 컵은 피했지만 이천수는 자신에게 달려든 김 코치와 잠시 몸싸움을 벌였다.

이천수는 “유리컵이 날아올 때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했다.

사태가 진정된 뒤 박 감독은 이천수에게 2군에 합류하라고 지시했고, 이천수는 2군 훈련을 마친 뒤 페예노르트 관계자와 상의한 끝에 더 이상 전남에 머물 수 없다고 판단한 뒤 서울로 이동했다.

#임의 탈퇴가 이천수에 미치는 영향

사우디 알 나스르 이적을 앞두고 있는 이천수에게 ‘임의 탈퇴’ 효력은 거의 없다.

프로연맹으로부터 임의 탈퇴 조치를 받으면 해당 구단이 임의 탈퇴 조치를 풀어줄 때까지 K리그에서 뛸 수 없지만 해외 리그와는 관계가 없다.

또 전남이 이천수의 원 소속팀이 아닌 임대팀이기 때문에 임의 탈퇴 효과도 내년 1월까지다. 이천수에 대한 임대 권리가 사라지면 임의 탈퇴에 대한 권리도 사라진다는 것이 현재 연맹의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