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폭설처럼 막강한 위력의 자연과 싸워 살아 남으려면 무작정 달려들기보다는 요령 있게 대처하는 게 좋다. 이번처럼 폭설이 계속되고 기온도 급강할 때 우선 멋부터 버려야 한다. 보온과 안전이 최고다. 옷은 평소보다 조금 크고 가벼운 것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게 좋다. 그중에서도 외투는 방수 기능이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장갑도 손가락장갑보다는 벙어리장갑이 더 따뜻하다. 

또 찬공기가 바로 폐에 들어가면 장기가 손상되고 차칫 폐에 물이 차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므로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특히 대머리인 사람은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체온이 머리를 통해 발산되기 때문이다. 러시아 등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털모자를 쓰는 것은 멋 때문이 아니라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신발도 등산화를 꺼내 신거나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지금 거리 곳곳은 겨울산길만큼 험하다. 길을 갈 때는 아무리 춥더라도 손을 주머니에 넣으면 안된다. 넘어질 경우 더 큰 부상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을 치울 때는 준비운동부터 해야 한다. 급한 마음에 서둘러 눈을 치우다 보면 자칫 과로로 인해 심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아닌 듯하지만 실제로 겨울철 사망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이 과로에 따른 심장마비다.

지붕이 약한 가옥에 살거나 비닐하우스를 관리하고 있다면 지붕 위의 눈부터 치워야 한다. 15평 정도의 지붕에 30㎝의 눈이 쌓이면 눈 무게만 4톤이 넘게 된다. 웬만한 가옥과 비닐하우스는 그냥 폭삭이다. 눈을 치울 때는 가장자리부터 치우는 게 좋다. 비닐하우스의 경우 군데군데 찢어 눈의 하중을 줄여야 한다. 재배시설 전체가 무너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도 요령 중 하나다.

길이 미끄러운 만큼 어린이나 노약자는 가급적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무작정 집에만 붙들어 놓을 수는 없다. 이때는 조금 귀찮더라도 부모가 함께 나가는 것이 좋다. 만약 겨울바다를 구경하기 위해 바다를 찾은 사람이라면 방파제나 선착장에 얼씬도 하지 않는 게 좋다. 바닥이 미끄러운 데다 돌풍이 자주 일어 자칫 바다에 빠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은 "폭설시 부득이 자가용을 몰아야 할 때는 체인이나 모래주머니·삽 등 안전장구를 갖추고, 고립에 대비해 담요와 난방을 위해 양초 등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며 "주차는 제설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도로 주변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