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상공에는 경비행기 3대가 분무를 뿜어내며 에어쇼를 펼치고 있었다. ‘릴리브 SM타운’(RELIVE SMTOWN·즐겨보자 SM타운)이라는 커다란 글귀가 청명한 하늘에 오롯이 새겨졌다. 4일 오후 7시(현지시각)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의 ‘SM타운 라이브 10 월드투어 인 LA’는 풍성함 그 자체였다.

△비(非)아시아계는 왜?

공연장의 관객은 아시아계와 비아시아계가 50:50의 비율을 보였다. 그들은 한국계만의 스타가 아니었다. 인종의 용광로가 미국이듯, SM타운의 공연장 역시 수많은 인종이 뒤섞여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백인계 우이사휴벡(18)은 “동방신기의 ‘카시오페아’ 팬클럽 회원”이라고 자신을 밝힌 후 “나는 미국 노래는 듣지 않는다. 오직 한국 노래만 찾아서 듣는다”고 말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흑인 히어리자(19)는 “K-POP(한국가요)은 사운드가 좋고 가사의 뜻도 마음에 든다”면서 “엄마도, 친구들도 K-POP을 자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K-POP 컨텍포인트는 ‘유튜브’였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스페인과 멕시코에서 LA까지 날아온 팬도 있었다. 스페인에서 27시간 비행 끝에 LA에 온 요소피(18)는 “이곳에 올 돈을 모으느라 일을 많이 해야 했다”면서 “이미 슈퍼주니어가 묵는 호텔 등에 대한 조사를 해두고 왔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온 마리아(17)는 오랫동안 익혀온 한국어 솜씨를 한국 취재진에게 과시하기도 했다.

△공연 현장은?

스테이플스센터에는 1만5000여 관객이 질러대는 함성으로 가득했다. 공연장은 5층 상단까지 입추의 여지가 없었고, 상당수 관객들은 공연을 서서 지켜봤다. 가수들의 이름이 각각 한국어와 영어로 적힌 소형 플래카드, 야광봉, 풍선 등이 물결처럼 출렁거렸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제이민의 무대를 시작으로 보아, 강타,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최강창민,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등 40여명의 가수가 4시간여에 걸쳐 공연을 이어갔다.

LA에서 자란 소녀시대의 티파니는 “너무 신난다”고 말했고, 미국에서 데뷔 싱글을 냈던 보아는 “오늘을 잊지 못할 밤으로 만들자”며 분위기를 띄웠다. 가수들이 차례로 등장해 부른 SM 히트곡 퍼레이드는 좌중을 압도했다. 피날레는 공연 참여 가수 모두가 무대에 올라 HOT의 히트곡인 ‘꽃’을 열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공연 수익은?

공연 가격은 40~180달러까지 5종이었다. 평균 가격 120달러로 계산할 경우 수익은 180만달러(약 21억6000만원)에 이른다. 공연장 스테이플스센터 역시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한국 가수들이 처음 공연한 이곳은 NBA 프로농구 LA 레이커스 전용 구장으로 ‘그래미 시상식’이 매년 열리는 곳이다. 마이클 잭슨의 장례식이 열리기도 했다.

미국인이 운영하는 공연업체 AEG 라이브는 당초 SM 측의 스테이플스센터 대관 문의에 흥행을 두려워한 나머지 난색을 표했다. 지난 7월 공연 티켓 오픈 직후 곧바로 전석이 매진돼 그제야 K-POP의 위력에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다채로웠던 콘서트 막바지 공연장 전광판에는 뜻깊은 문구가 떠올랐다.

“우리가 처음 외국으로 향할 때 사람들은 기적이라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우리는 전 세계로 비상하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