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북미 최대의 게임쇼 'PAX 2010'의 히어로는 단연 동작인식게임이다. 

동작인식게임이란 말 그대로 사람의 동작을 게임기가 인식해 바로 게임내용에 반영하는 것으로 '닌텐도 위'를 떠올리면 된다. 게이머가 게임기의 모션 콘트롤러(리모컨)를 들고 총을 쏘는 행동을 하거나 춤을 추면 게임 안에서도 동작이 이루어지는 등 게임을 보다 현실감 있게 즐길 수 있어 차세대 게임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특히 PAX 2010에는 별도의 모션 콘트롤러 없이도 즐길 수 있는 동작인식게임도 선보여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올 하반기에는 국내 게이머들도 이같은 동작인식게임을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닌텐도 위가 독주하던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가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며 치열한 3파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닌텐도 비켜!" 소니 'PS무브'

지난 9월 15일 국내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 무브(PS 무브)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정교한 조작감과 뛰어난 그래픽이다. 기존 모션 컨트롤러에 카메라를 혼합한 방식으로, 'PS EYE'에 장착된 카메라가 'PS 무브'의 컬러볼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현실공간 속 X, Y, Z 축에 그려진 절대적인 위치값을 전송한다. 이를 통해 위치와 방향을 밀리미터(mm) 단위까지 정확하게 파악해 낸다. 

이를 통해 닌텐도위가 특정 동작을 따라하는 것에 그쳤다면 PS무브는 동작을 하는 것은 물론 게임 내 자신이 직접 캐릭터가 돼 움직이는 색다른 재미까지 준다는게 소니의 설명. 특히 실제 움직임에 근접한 정확한 조작감은 닌텐도위에서는 힘들었던 FPS, 액션, 격투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소니는 전용 게임 외에도 기존에 PS용으로 출시됐던 게임들도 PS무브에 적용시켜 연말까지 약 10~20개의 타이틀을 선보일 게획이다.

△"진짜 맨몸으로 즐긴다!" MS '키넥트'

11월 19일 국내 출시되는 MS 키넥트는 게이머와 게임 사이에 존재하는 마지막 장벽인 모션 컨트롤러마저도 없앤 획기적인 방식의 게임이다. 다시말해 일체의 도우미 없이 순수하게 진짜 온몸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비결은 키넥트 단말기에 달린 3개의 카메라. 맨손으로 센서 앞에 서면 양쪽 두개의 카메라와 가운데 RGB 카메라가 게이머의 신체 48개 부위를 초당 30번씩 감지해 동작을 읽어내고 반응한다. 좌우 동작은 물론 앞 뒤, 한 바퀴 도는 동작까지 모두 인식할 수 있어 스포츠 게임과 댄스 게임 등 몸 전체를 활용하는 게임에서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또 휘트니스 게임 외에도 체형 관리, 요가 등 다양한 기능성 게임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키넥트 출시와 함께 40여종의 전용 게임 타이틀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래도 아직은!" 닌텐도 위

동작인식게임 시장의 선발 주자 닌텐도위는 2008년 4월 국내에 출시된 후 올해 초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을 만큼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동작인식게임기가 비교적 고가란 점에서 시장 선점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후발 동작인식게임기가 닌텐도위에 비해 정교한 조작감과 그래픽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고화질·고사양의 마니아 성향 게임 위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PS무브와 비교할때 단순한 게임과 간편한 조작성으로 모든 세대가 즐기는 게임으로 자리잡은 닌텐도위의 장점이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비교적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게이머의 동작이 큰 MS키넥스의 경우 주거공간이 좁고 아파트가 많은 국내 주거 특성상 많은 장벽이 예상된다. 한마디로 두 후발주자가 조기에 시장에 안착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얘기다.

한국닌텐도는 최대 4명까지 사격실력을 겨뤄 볼 수 있는 가족용 신작 게임 '링크의 사격 트레이닝'을 10월 28일 선보인다.

<조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