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그콘서트>의 서수민PD 그리고 ‘용감한 녀석들’의 출연자 박성광(31), TV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10일 통편집의 굴욕을 당했던 박성광이 지난 주에는 반격을 감행했다. 17일 오후 방송된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 출연한 박성광은 “나는 용감하지 않아. 난 권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며 통편집을 의식하는 발언을 했으나 동료 정태호가 “이번 주는 예능국장이 편집을 안 하기로 약속했다”는 발언에 서PD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박성광은 “지난주 서수민PD가 <개콘> 조연출 결혼식날 신부보고 못생겼다고 했다” “역대 <개콘> 감독들 다 감없다 그랬다” “현존 예능PD 중에 자기가 제일 잘 나간다고 했다. 심지어 나영석PD보다 잘 나간다 그랬다”는 등 서PD에 대한 폭로를 이었다.

이후 코너 마지막에는 상의를 올리고 배를 드러내는 퍼포먼스도 했다. 박성광의 배에는 “언론의 자유”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정태호, 신보라 등 동료들은 그의 배에 적힌 글자를 가리키며 메시지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박성광은 또 다시 방송 이후 온라인을 통해 공세를 이었다. 박성광은 17일 오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위터(@skpark81)를 통해 “서수민PD 잘 봐요!! 어제 일부러 찾아뵈서 찍은 거 ㅋㅋ 열정!! 난 서PD보다 나영석PD!!!”라고 적으며 <해피선데이-1박2일> 첫 시즌을 연출했던 나영석PD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방송과 온라인을 포함한 그의 양동작전에 누리꾼들의 호응은 다시 달아올랐다. 서수민PD의 갑작스러운 통편집에 박성광에게 응원을 보냈던 누리꾼들은 박성광의 반격을 응원하며 이후 두 사람의 대결에 대해 궁금증을 드러내고 있다.

두 사람의 본격적인 대결은 서수민PD가 KBS 새 노조의 파업을 풀고 지난 8일 복귀하면서 시작됐다. “파업 당시 느꼈던 세상에 대한 무서움을 내가 연출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개그맨을 탄압함으로써 보이고 싶다”는 설명으로 서수민PD가 박성광에 대한 공개보복을 선언했다. 실제 10일 <개콘> 방송분에서는 박성광의 모든 대사가 빨리감기와 빨간색 X자 표시로 모두 편집됐다.

당시 박성광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권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썼고 두 사람은 이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은 서로 합의를 통해 함께 세상을 풍자하는 고도의 전략적 행동임이 밝혀졌다. 서수민PD는 스포츠경향에 “박성광과 이미 교감을 나눈 일종의 퍼포먼스이며 이후에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세상의 무서움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언론자유를 요구하며 파업에 동참했던 서 PD가 ‘용감한 녀석들’ 코너를 통해 세상풍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박성광 역시 18일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둘의 대결에서 흥미를 느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 ‘방송이 두 사람의 놀이터냐’는 식의 비판적인 의견도 있다”며 “재미를 위해서 아이디어를 내 구성하는 코너이므로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시청자들에 당부했다.

한편 박성광이 속한 ‘용감한 녀석들’팀은 지난 16일 방송된 KBS1 기부 프로그램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해 “프로그램을 통한 기부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기부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