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적 1승1패. 3차전을 잡는 팀이 최종 승자가 될 확률 82.1%. 여러모로 중요한 LA 다저스와 애틀랜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5전3선승제)다.

지금이야말로 류현진이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류현진은 7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3차전에 선발등판한다. 지난해까지 28번의 디비전 시리즈 중 1승1패에서 3차전을 승리한 팀이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무려 23번이다. 확률로는 82.1%나 된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를 향한 꿈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3차전을 이겨야 한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부터 큰 경기에 강한 투수로 평가받았다. 국내 무대 포스트시즌 통산 8경기 성적은 1승 3패 방어율 3.41로 에이스다운 모습은 아니지만, 가장 큰 무대인 2006년 한국시리즈 3번의 등판에서는 방어율이 2.25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국제무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 캐나다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고,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8.1이닝 2실점 역투로 한국이 야구에서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최종 성적은 2경기 2승 방어율 1.04였다.

올림픽 뿐만 아니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류현진은 한국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2경기에서 1승 방어율 2.57을 기록했다. 투구수 제한 때문에 총 5.2이닝을 던지는데 그쳤지만, 괴물의 위력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또한 류현진은 큰 무대, 중요한 경기에서만 강한 것이 아니라 경기 중 위기상황에서도 탁월한 대처능력을 보였다. 한화에서 뛸 때 득점권에서 좀처럼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던 류현진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도 그 능력을 확실하게 보였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2할2푼8리에 불과했으며, 2·3루에서 2할2푼2리, 1·3루에서 1할5푼4리를 기록했다. 만루에서는 6푼7리밖에 되지 않아 큰 위기일수록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 그토록 강했던 홈경기, 야간경기에 나선다. 무대는 준비됐고, 이제 보여줄 일만 남았다.

3차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류현진도 필승의 의지를 보였다. 6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몸은 상당히 좋다. 현재 1승 1패니까 어떻게든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상대 애틀랜타에 대해서는 “1번부터 9번까지 다들 조심해야 하는 타자들로 구성됐다”며 “제구가 얼마나 잘 되느냐가 관건이다”라고 밝혔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이고 있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신인이 아니다”라며 “류현진은 시즌 내내 잘 던졌다. 특히 긴장감이 높은 큰 경기에서도 잘 던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공을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아는 선수”라며 “빠른 공은 상하좌우 어느 곳으로든 던질 수 있고 스피드도 변화를 줄 수 있다. 거기에 제구력 또한 구석구석을 찌른다”고 덧붙였다.

류현진과 맞상대할 애틀랜타 선발 훌리오 테헤란 역시 류현진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테헤란은 “류현진은 나와 신인왕을 다투는 경쟁자”라며 “호세 페르난데스와 맞대결했을 때 느낌이다. 많은 눈길이 이 경기를 주목할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은 7일 오전 9시7분에 열린다. 류현진이 ‘빅게임 피처’의 위용을 뽐낼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