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해도 편했던 안방이 올해에는 영 불편하다.

류현진(27·LA 다저스)은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두번째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이 따르지 않았다. 두 경기 연속 홈에서는 승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는 다른 행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 데뷔 시즌인 지난해 다저스타디움에서 유독 강했다. 15차례 선발등판해 7승4패, 방어율 2.32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 승리를 따낸 곳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이었다.

반면 안방을 벗어나서는 그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원정경기 방어율 3.69로 홈 경기와 1점 이상 차이가 났다.

올 시즌 류현진은 원정 경기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된 애리조나와의 시즌 첫 등판 때 5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26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홈경기는 시작부터 나쁜 기억을 안았다.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개막전 때 류현진은 2이닝 8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이날도 류현진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지난 샌프란시스코전처럼 대량 실점하지 않았지만 1회를 제외하고는 모든 이닝에서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냈다. 내보낸 주자 수에 비해서 실점이 적은 편이었다.

류현진은 이번에도 홈 경기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 소득은 있었다.

우선 홈 대량실점 악몽을 떨쳐낸 것이다. 또 안타는 9개나 내줬지만 장타는 2개로 막았다는 점도 다음 등판을 기대케 했다.

또 홈 팬들에게도 믿음을 안겨줬다. 이날 투구전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모자를 벗고 묵념을 한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에는 홈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일정대로라면 류현진의 시즌 일곱번째 등판도 홈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콜로라도와의 홈 경기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