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함께 H조에 속한 팀들은 브라질월드컵 본선 개막 때까지 남은 50일을 어떻게 보낼까.

한국의 첫 상대인 러시아는 국내에서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브라질과 비슷한 기후를 찾아 해외로 떠나는 한국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최소 8강을 목표로 잡은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은 이동 시간을 줄이는 대신 특유의 조직력을 다듬기로 했다. 본선을 앞두고 예고한 3차례 평가전도 멀리 가지 않고 치른다. 인접국 노르웨이에 잠시 원정을 다녀올 뿐이고 슬로바키아와 모로코는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국내에서 담금질을 마친 러시아는 6월8일 브라질로 향한다.

한국의 본선 첫 승 제물로 꼽히는 알제리는 옥석 가리기에 분주하다. 이달 초 자국 리그 선수들을 소집해 열흘간의 훈련을 벌인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은 조만간 본선 예비명단(30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최종명단(23명) 제출 기한까지 내부 경쟁을 벌여 강팀을 잡을 전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런데 지나친 경쟁 때문에 결속력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보이도 있다. 알제리의 한 선수는 지나치게 강도 높은 훈련을 요구한 감독을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할릴호지치 감독은 “우리는 잃을 게 없다. 이길 수 있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알제리는 아르메니아와 루미니아를 상대로 평가전을 벌인 뒤 6월6일 브라질에 입성한다.

한국의 마지막 상대인 벨기에는 잇따른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16강에 오르지 못하면 실망”이라는 마르크 빌모츠 감독이 “축구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고 한숨을 내쉴 정도다. 이달에만 주축 선수 4명이 다쳤다. 크리스티안 벤테케는 아킬레스건 파열, 골키퍼 코엔 카스틸스는 정강이뼈 골절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케빈 미랄라스는 장딴지 근육 파열로 최소 3주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태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방지에 최선에 다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벨기에는 룩셈부르크·튀니지와 최종 평가전를 치른 뒤 브라질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