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를 넘었다. 이제 다시 박찬호에 도전한다.

류현진(27·LA 다저스)이 14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전에서 6이닝 2안타 무4사구 무실점을 기록, 다저스의 1-0 승리를 이끌며 시즌 10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지난달 23일 샌디에이고전에서 9승을 거둔 이후 3경기 연속 승리를 놓친 끝에 22일 만에 다시 샌디에이고를 만나 10승을 달성했다. 다저스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따낸 10승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에서 전반기에 10승을 달성한 투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최고의 선발이던 박찬호도 전반기 10승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경력 최절정기는 LA 다저스에서 뛴 2000년이었다. 박찬호는 그해 18승으로 가장 많은 승수를 거뒀지만 전반기까지는 9승6패에 그쳤다. 당시 박찬호가 10승을 거둔 시점은 7월21일이었다. 류현진이 일주일 일렀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전반기 10승을 달성한 류현진은 경기 수에서도 박찬호를 앞섰다.

류현진은 이날 시즌 18번째 등판에서 10승을 땄다. 박찬호가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르고 10승을 거둔 시즌 역시 2000년, 21경기 만이었다.

전반기 10승은 한 팀의 에이스급임을 상징하는 지표다. 류현진은 잭 그레인키와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다저스에서 세번째로 올해 전반기 10승 고지를 밟았다.

류현진은 현재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12승을 거둔 알프레도 사이먼(신시내티)과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11승 듀오 그레인키-커쇼의 뒤를 잇는다. 전반기를 10승으로 마치면서 다승 경쟁에도 본격 합류했다.

더불어 또 한 가지 박찬호의 기록, 한국인 메이저리거 사상 한 시즌 최다승에 도전한다.

박찬호는 2000년 후반기를 잘 활용했다.

전반기 19경기에서 9승6패를 한 박찬호는 후반기 15경기에서 9승4패를 기록했다. 특히 8월 5경기에서 패배 없이 3연승을 달린 뒤 9월에는 1승2패 뒤 마지막 3경기에서 모조리 승리를 따냈다. 이 3경기에서 박찬호는 2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끝까지 페이스를 잘 유지했다는 뜻이다.

다저스는 14일까지 97경기를 치렀다. 이제 6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선발 5명을 기준으로 류현진에게는 13차례 정도 등판 기회가 남아 있다.

박찬호의 18승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2000년 당시 박찬호의 후반기 페이스를 조금 앞질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