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브를 잘 쏘면 컴파운드도 잘 쏜다. 세계최강 한국 양궁의 실력은 장비와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한국 양궁 대표팀을 이끄는 장영술 총감독(현대제철)은 20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인터뷰에 이어 선수단 훈련을 공개하면서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양궁의 공식 목표는 최소 금메달 6개다. 선수들 욕심은 8개를 전부 따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커브에 걸린 남녀 개인·단체전 금메달과 컴파운드에 걸린 남녀 개인·단체 금메달을 모두 더하면 8개. 그 중 6종목에서는 우승해야 한국 양궁으로선 ‘기본을 했다’고 할 성적이다.

눈여겨볼 분야가 바로 컴파운드다. 리커브는 한국 양궁이 역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종목이다. 그러나 컴파운드는 도르래가 달린 활로 한국이 최근까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다. 선수의 실력과 정신력에 좌우되는 리커브와 달리 컴파운드는 기계적 요소가 작용할 여지가 많다는 이유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양궁연맹이 주최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식종목이었다. 한국은 리커브에만 전념하다가 지난 2009년 울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대표팀이 단체 은메달을 따면서 본격으로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지난해 그랑프리대회 이후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다투고 있다. 지난주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그랑프리대회에서 한국은 석지현(현대모비스)이 개인·단체전과 혼성에서 3관왕에 오르는 등 금메달 5개를 모두 휩쓸었다. 선수 수는 많지 않지만 리커브에서 전향한 소수 엘리트들이 엄청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컴파운드는 이번에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는데, 여기에는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결국 한국에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첫선을 보이는 컴파운드는 한국의 새로운 효자종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