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강정호(27)에 대한 포스팅 최대 입찰액을 수용하면서 내년 시즌 류현진(27·LA 다저스)과의 투·타 맞대결이 펼쳐질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정호와 류현진이 동갑내기 친구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강정호는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류현진과의 친분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강정호는 “어제 (류)현진이와 만나서 얘기를 했다”며 “솔직히 현진이는 나를 별로 신경 안 쓴다. 다저스를 가면 좋은데, 아닌 것 같다. 현진이한테 나 만나면 무조건 직구만 던지라고 얘기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강정호가 어떤 팀을 갈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다. 만약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이라면 자주 만나겠지만, 내셔널리그의 다른 지구나 아메리칸리그 팀이라면 스케쥴을 따져봐야 맞대결 여부를 알 수 있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적응하는데 가장 큰 문제로 언어를 들 수 있다. 투수인 류현진은 경기 도중 감독·코치나 포수가 마운드에 오를 때 통역이 나와서 얘기를 전달해주면 되지만, 내야수인 강정호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강정호는 “현진이는 (한인 교포들이 많은) LA에 있어서 영어가 별로 필요없는 것 같다”며 “만약 내가 LA에 안가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도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대한 조언을 해준 것만큼은 틀림이 없다. 강정호는 “느낌은 좋은데 메이저리그 가서 부딪혀봐야 알 것 같다”며 “현진이가 나한테 생각보다 칠 만하다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데 현진이는 투수니까 상대 투수들이 직구만 던지니 그런 것 같다. 나는 진짜 모르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성공을 점치는 사람들이 얘기한 것 중 하나로 류현진의 ‘정신력’을 꼽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류현진의 정신력은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초창기 자신을 깎아내리기 위한 현지 언론의 기사에도 류현진은 흔들림이 없었다.

강정호도 이런 정신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강정호는 “나는 솔직히 악성 댓글을 즐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한국에서도 욕 많이 먹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솔직히 현진이가 나보다 정신력이 더 강한 것 같다. 나는 생각이 좀 많은 편인데, 현진이는 정신력이 강한건지 생각이 없는건지 모르겠다. (생각이) 없는것 같기도 하다”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