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염경엽 감독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강정호를 위해 1대1 과외에 나선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에서 내야 백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주 포지션 유격수 뿐만 아니라 다른 내야수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염 감독은 이를 위해 강정호 2루 수비 훈련을 직접 돕기로 했다.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 스프링캠프 훈련지를 차린 넥센 염 감독은 19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선구자로서 한국 야구의 미래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적응을 위해 2루수로서 뛸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강정호도 “팀이 원한다면 다른 포지션도 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2루수비 1대1 과외도 강정호가 먼저 염 감독에게 부탁했다.

애리조나는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와 2루수 닐 워커, 3루수 조시 해리슨 등이 자리를 잡고 있는 팀이다. 강정호가 백업 내야수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주 포지션 유격수 뿐만 아니라 2루수로서도 뛸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일본 유격수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2루수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

내야수 출신으로 수비 코치를 거친 염 감독은 내야 수비에 일가견이 있다. 통산 타율 1할9푼5리에 그친 타격을 수비로 메우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염 감독이 강정호의 2루수 겸업을 위해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병살플레이를 위한 ‘피봇’ 동작과 ‘왼발’의 움직임이다. 유격수는 병살 플레이때 움직이는 방향으로 1루에 송구하면 되지만 2루수는 6-4-3 병살 플레이 때 송구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가 몸을 돌리는 ‘피봇’ 동작과 함께 1루에 송구해야 한다.

많은 2루수들은 병살 플레이 때 2루 베이스를 다리 사이에 두고 공을 잡은 뒤 오른발로 베이스를 스치면서 1루에 송구하지만 강정호처럼 어깨가 강한 내야수라면 왼발로 2루 베이스를 터치한 상태에서 몸을 돌려 강하게 1루에 송구할 수 있다. 오히려 더블플레이 시간을 줄이는 장점을 지녔다.

1·2간 타구를 처리할 때도 왼발의 움직임과 피봇 동작이 중요해진다. 왼발의 스텝과 함께 몸을 한 바퀴 돌려 1루에 송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강정호의 2루 수비 적응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염 감독은 “오랫동안 해 온 내야수로서의 감각이 있기 때문에 요령을 터득하는 것은 금방이다”라며 “자전거 타는 것과 비슷하다. 한 번 요령이 몸에 배면 그 다음부터는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강정호 1대1 과외는 이번 주말께 시작된다. 염 감독은 “이제 막 캠프가 시작됐기 때문에 캐치볼 등을 통해 송구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휴식일 지나서 3일 뒤 쯤이면 강정호의 본격적인 2루 수비 훈련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