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결전의 땅인 호주를 떠났지만, 마음은 여전히 함께하고 있었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구자철(26·마인츠)과 이청용(27·볼턴 원더러스)이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의 큰 힘이 되고 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는 29일 호주 시드니 레이카르트 오벌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끼리의 든든한 우정을 공개했다. 김창수는 “(구)자철이와 (이)청용이가 우리의 응원군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 나선 선수들끼리 따로 단체 채팅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오늘도 ‘힘내라’고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며 활짝 웃었다.

이청용과 구자철은 이번 대회에서 비운의 부상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이청용은 지난 10일 오만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오른쪽 정강이뼈가 미세 골절됐고, 구자철은 17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호주전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했다. 결국 잔여 경기를 뛸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아 대표팀을 떠났지만, 마음은 여전히 같은 곳에 있었다. 이청용과 구자철은 결승으로 가는 고비였던 22일 이라크와의 준결승전(2-0 승)이 끝난 뒤 “다들 수고했다”며 다독였고, 결승전을 앞둔 29일에는 “힘내라”며 굵고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김창수는 “후배들이 이런 마음 씀씀이를 보이니 고마울 따름”이라며 “나도 ‘고맙다’고 화답했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무실점 우승을 향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표팀은 오는 31일 호주 오스트레일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릴 호주와의 결승전을 대비해 1시간여 동안 비공개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대표팀 관계자는 “오늘 훈련에선 호주전에 꼭 필요한 세부 전술을 가다듬으며 세트피스 플레이를 점검했다. 혹시 모를 승부차기 대비까지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