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열렬한 팬이라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2일 이탈리아 안토니오 라치 상원의원이 김정은 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이 매체는 라치 의원이 지난 4월 김일성의 105돌 생일 기념행사에 초청돼 북한을 방문하는 등 김 위원장과 가까운 친구사이라고 전했다.

라치 의원은 김 위원장이 축구를 매우 좋아하는 축구광으로, 특히 월드컵 등 메이저 대회는 빼놓지 않고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자신과 대화에서 “맨유를 매우 좋아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 위원장은 당시 유럽 축구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영국 언론에서 몇차례 김 위원장이 맨유 팬이라는 보도가 있었으나 그와 직접 대화한 사람의 증언을 통해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뒤 축구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다수의 유망주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축구 아카데미로 유학 보냈고, 2013년엔 평양 시내에 국제축구학교를 열어 선수들을 양성하고 있다. 북한 축구대표팀의 샛별 한광성(19)은 지난 3월 이탈리아 세리에A 칼리아리 칼초와 계약한 뒤 세리에B 페루자로 임대 이적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한광성 해외로 진출하는 많은 선수 중 단지 처음일 뿐”이라며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짝 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리미어리그에도 곧 북의 재능있는 선수들로 넘쳐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영국 데일리 메일은 “북한에는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가 중계되지만 경기 후 며칠이 지나 편집돼서 나온다”면서 “관중이 사라지고 모든 상업광고를 빼는 등 서양의 생활과 상품이 노출되는 것을 경계한다”고 전했다.

더선은 북한이 잇따른 핵 실험으로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점을 들어 김 위원장이 팬임을 알게 된 만큼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 아스널은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