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씨엔블루의 보컬이자 연기자, 예능 MC 등으로 활약 중인 정용화가 대학원 입시 부정 의혹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의 조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본인과 소속사 측이 사과에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6일 SBS <8시 뉴스>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SBS의 단독 보도로 경희대 대학원에 면접을 두 차례나 보지 않고 합격한 유명 아이돌 가수와 관련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방송 이후 ‘경희대 아이돌’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은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했고 결국 이튿날인 17일 경희대 관계자와 소속사 측의 인정으로 정용화가 의혹의 당사자임이 밝혀졌다.

정용화는 지난 2016년 말 경희대 일반 대학원 박사과정에 응시했고 면접에 불참한 후 한 차례 탈락했으나 이듬해인 지난해 1월 응용예술학과대학원 박사과정 추가모집 전형에 합격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도 면접에 참여하지 않고, 경찰 조사 결과 직접 교수가 소속사를 찾아 면접하는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샀다.

정용화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문제가 불거지자 17일 공식입장을 내고 경찰 조사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의 수회에 걸친 적극적인 권유로 박사과정 추가모집에 응시해 합격했다”면서 “인기 연예인들은 공연 등의 바쁜 일정 때문에 소속사가 모든 일정을 결정하고 연예인들은 그 일정에 따라 활동한다. 정용화의 경우에도 대학원 입학을 위한 응시원서 작성, 제출과 학교 측과의 연락은 소속사가 알아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소속사는 “본건이 문제가 되기 전까지는 정상적인 면접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았으며, 정용화 역시 개별면접은 정상적인 절차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칙을 위바하여 편법으로 입학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지만 물의를 빚은 데 대하여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문제가 된 후 대학원을 휴학했다”고 덧붙였다.

정용화 본인도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유가 무엇이든, 진실이 무엇이든, 모든 게 제 잘못임을 알고 있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가족, 멤버들 그리고 저를 믿어주시고 아껴주시는 팬분들께 정말 부끄럽고 실망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스포츠경향’의 취재 결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정용화의 사건을 내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였다. 정용화를 입학시킨 응용예술학과대학원의 학과장 이모 교수와 관련해 여러 비위 혐의를 조사하던 경찰은 정용화와 다른 연예인 그리고 기업인들의 사례도 인지했다. 최근 경찰은 해당 학과장과 정용화 본인 그리고 소속사에 대한 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016년 비공개 정보를 통해 소속사 주식을 취득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던 정용화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저명한 변호인을 선임해 방어논리를 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초 SBS 보도로 이러한 논란이 불거지자 “아무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조사 사실에 대해 입을 닫았지만 학교 측과 소속사의 인정으로 수사 사실이 본격적으로 밝혀지게 됐다.

여론의 추이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정용화가 지난해 혐의 없음 판정을 받았지만 주식 취득과 관련한 논란을 겪었고, 이번 논란은 앞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일부였던 딸 정유라의 입시부정 때문에 부정입학과 관련한 여론이 악화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정용화는 현재 올리브채널의 새 예능 프로그램 <토크몬>에 고정출연 중이며, 당장 오는 20일과 2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년6개월 만에 콘서트 <2018 정용화 라이브 - 룸 622 인 서울>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이 모든 일정의 진행이 불투명하게 됐다. ‘스포츠경향’은 관련 사실을 문의하기 위해 FNC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