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부당한 권력행사 혐의로 징계받은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한국체대 교수)이 “규정 외의 일로 부당한 권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 전 부회장은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체육단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문체부 감사 결과에 대해 부인하고 4년 전 빙상연맹을 흔들려고 하던 세력들이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체부는 지난 5월 빙상경기연맹 특정 감사를 통해 전 전 부회장이 빙상연맹 재임시와 연맹을 떠나 있을 때에 빙상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중징계를 요청하고, 빙상연맹은 정관에 없는 상임이사회 조직을 운영해 전 전 부회장이 과도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며 관리단체 지정을 촉구했다. 전 전 부회장은 연맹 임원직을 사퇴했고, 이후 빙상연맹은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이에 대해 질문하자 전 전 부회장은 “제 부분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감사였다”면서 “저는 빙상연맹의 요청에 응해 자문을 해준 것인데 이걸 두고 뒤에서 조종했다는 감사결과가 나와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선교 의원은 “지금까지 돈과 관련해 구설에 오르거나 성추행, 부정입시 등에 관련된 적이 있었나”라고 묻고 전 전 부회장은 “그런일이 없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에 대한 조재범 코치의 폭행 사건과 관련해 녹취록과 손편지를 제시하며 전 전 부회장이 “빙판이나 강단이 아니라 재판정에 서야한다”고 질타했다.

전 전 부회장의 음성이 실린 녹취록에서는 폭행 사건 다음날 심석희 측이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것을 전 부회장이 막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한 조재범 코치가 옥중에서 손 의원에게 보내온 손편지에는 “심석희의 성적을 올리라는 전 부회장의 폭압에 압박을 받아서 그런 행동을 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대해 전 부회장은 “올림픽이 코 앞이라 심석희가 빨리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자회견을 막으려 한 것은 아니고 표현을 잘못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또 “조 코치를 압박한 적도 없고, 편지에 있는대로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전 전 부회장이 2014년 소치올림픽 당시 안현수를 러시아로 보낸 원인 제공자로 공격받았으나 이후 안현수의 증언으로 사실이 아니라는 게 밝혀진 일을 전 전 부회장의 말을 통해 확인했다.이어 최순실 국정농단 세력이 동계스포츠 영재센터를 설립해 빙상계에서 이권을 취하려는 과정에 대한 증언을 요청했다. 전 전 부회장은 “최순실, 김종 전 차관, 장시호와 제 제자가 스케이트 영재교육센터 등을 추진한다고 해서 제자에게 그런 일에 휘말리지 말라고 조언해 거기서 빼냈다”고 했고, 안 의원의 “최순실의 눈밖에 난 것인가”라는 말에 “그래서인지 모르나 그 후 제 주변 상황이 많이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 때 K스포츠 재단,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등을 반대했던 분이 전 정권에서도 그랬고, 지금 정권에서도 적폐로 몰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전 전 부회장은 “4년 전에 안현수를 러시아로 보냈다고 한 세력이 또 이런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제가 부족한 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저는 그 동안 경기 성적을 올리느라고 나름 노력을 했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이 상처를 받거나 한 데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