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개봉 예정이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 개봉일도 연기됐다. 지난달 11일 간판을 내건 ‘극장판 엉덩이 탐정: 화려한 사건 수첩’은 13만4000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고, 지난달 24일 개봉한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도 20만7000명으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평점도 테러 수준인 ‘1’대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앞서 한국을 향한 무역제재가 현실화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타올랐고 그 여파가 극장가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보복 성격의 무역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화적 영역으로까지 ‘불매’ 운동이 번지는 게 ‘옳고 그르냐’를 따지기 전에 반일의 정서가 한국민들 마음 속에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이달 개봉하려던 일본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 ‘데메킨: 나는 일진이었다’, ‘콜 마이 네임’ 등도 상영관 확보에도 애를 먹고 있다.

충북 제천시의회는 4일 ‘제15회 제천 국제 음악영화제’의 일본 영화 상영 취소를 촉구했다. 제천시의회는 “(8일부터 열릴)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민간 문화교류 역할을 하지만, 악화된 한일 관계를 고려해 일본 영화를 상영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천 시민은 의병의 후손답게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 일본 여행 취소 등 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제천영화제 사무국은 4일 오후 4시 현재, “일본 영화는 전체 상영작 중 10편 내외다. 아직까지 제천영화제 상영작을 조정한다는 결정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8~13일까지 제천시 일원에서 열려 127편의 음악영화와 30여 편의 음악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