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없는 달리기’로 우정을 드러낸 용인 제일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이 특별한 애국가와 시구를 했다. 이들 학생들은 지난달 20일 교내 운동회에서 연골무형성증을 앓고 있는 김기국군도 ‘1등 도장’을 함께 찍을 수 있도록 손을 잡고 함께 달렸고 이 사진이 세상에 알려지는 바람에 커다란 감동을 줬다.
김군을 포함한 2반 학생들은 20일 마산에서 열린 NC와 LG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애국가와 시구를 맡았다. 이 학생들이 보여준 ‘감동 달리기’가 NC가 추구하는 ‘동반질주’와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용인 제일초등학교 김기국군(가운데)과 학생들이 20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릴 계획이던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비로 취소되었지만 시구를 하고 있다. 창원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NC는 이날 구단 버스를 용인으로 보내 학교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학생들을 태워 마산까지 데려왔고, 학생들은 경기 전 애국가를 위해 대기실에서 열심히 노래 연습을 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경기가 취소 위기에 몰렸다. 학생들은 다음날 수업 때문에 이날 용인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학생들이 아쉬워하고 있을 때 NC 배석현 단장은 “경기가 취소되더라도 애국가와 시구는 그대로 진행한다”고 전했다.
결국 경기는 취소됐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학생들이 그라운드에 섰다. 애국가가 끝나자 빗속에도 응원을 위해 기다리던 팬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동반 질주’를 했던 5명의 소년들은 함께 시구까지 마쳤다. 가운데 서서 힘껏 공을 던진 김군은 시구가 끝난 뒤 “너무너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NC의 이호준과 에릭 테임즈는 대기실을 찾아와 학생들에게 사인 선물도 했다. 학생들은 구단이 마련한 전세버스를 타고 이날 용인으로 돌아갔지만 NC는 애국가와 시구 장면을 영상으로 담아 21일 열리는 3차전에 앞서 전광판을 통해 그대로 재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