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로축구에 거품이 꺼지는 분위기다. 최근 몇년간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던 중국 프로축구가 임금 체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축구협회(CFA)는 최근 슈퍼리그 전체 16개 구단 중 13개 팀과 2·3부 리그 5개 팀 등 총 18개 팀에 서한을 보내 선수 이적료와 연봉, 보너스 미지급액 등 부채를 해결할 것을 통보했다고 영국 BBC 등 외신이 26일 보도했다.

CFA는 이들 구단에 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시즌 리그에서 퇴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CFA의 서한은 지난 11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CFA에 내달 8월 31일까지 구단들의 미지급액을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제외하겠다고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8월 말은 AFC가 각국 리그에 참가하는 클럽들의 자격 심사 자료를 받는 마감일이다.

CFA의 경고를 받은 구단 중에는 상하이 상강과 광저우 에버그란데, 장쑤 쑤닝 등 슈퍼리그 주요 구단이 모두 포함됐다. 이들 구단들은 일단 미지급액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나섰다. 상하이 상강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성명을 내고 “지난해 10월에 연체금을 모두 완납하고 증거를 CFA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장쑤와 산둥 루넝, 베이징 궈안 등 다른 구단들도 비슷한 성명을 냈다. 지난해 12월 4000만 파운드(584억원)에 아르헨티나 카를로스 테베스를 영입한 상하이 선화는 내부 조사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미지급액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프로축구는 최근 수년간 특급 외국인 선수와 유럽 출신의 감독은 물론 자국 선수들에게도 엄청난 돈을 들이며 영입경쟁에 열을 올렸다. 시진핑 국가 주석의 축구에 대한 관심 이후 ‘묻지마’ 투자가 이뤄졌다. 비정상적인 열풍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실제 CFA는 적자 구단은 해외 선수 영입할 때 100%의 세금을 물리고, 스쿼드에 포함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수도 제한하는 등 구단들의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규제해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슈퍼리그는 별다른 대어급 선수 영입이 없었다.

중국 축구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슈퍼리그 일부 구단에 메인 스폰서가 빠져나가는 등 최근 재정이 좋지 않아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